남산케이블카 2대 공중서 멈춰 행락객 77명 공포의 5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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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휴일인 7일하오2시10분쯤 행락객 77명을 태운 한국사도주식회사 (대표 이춘식·59)소속 서울남산케이블카 상하행선 2대가 승강장에서 2백60m떨어진 곳에서 기계실 구동축의 베어링집 고장으로 멈추는 바람에 승객77명(상행선 40명·하행선 37명)이 지상40m의 고공에 매달린채 공포에 떨다 5시간에 걸친 구조작업끝에 하오7시10분쯤 모두 구조됐다.
이 사고로 구조대를 타고 내려오던 하행선 승객 이금옥씨 (38·여·서울 신창동97) 등2명이 지상3m지점에서 구조작업 미숙으로 추락, 부상했다.
사고가 난 케이블카는 지난77년9월에도 보조와이어 1가닥이 끊어져 승객20명을 태운채 15분간 운행이 중단되는 소동을 빚었었다.
경찰은 정원(31명)보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무리한 운행을 해온 점을 밝혀내고 이회사대표 이씨를 업무상과실치상협의로 입건하고 전무최석조씨(49) 등 회사관계자들을 불러 케이블카 정비와 운행에 따른 과실여부를 집중수사하고 있다.
◇사고순간=부인과 남매를 데리고 상행선을 탔던 김영세씨 (39 회사원·경기도 안양시 박달동 l5의3)는 케이블카가 승강장을 떠난지 2분쯤 지나 갑자기 멈췄으며 『안내양이 정전인 것 같다며 자가방전기로 20분쯤 뒤면 운행할 수 있다고해 승객들은 큰 동요없이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블카가 지상과의 통신시설이 없는데다 30분이 지나도록 운행이 안되자 승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일부 승객들은 창밖으로 고함을 치거나 손을 혼들며 구조를 요청했다.
◇구조=사고원인을 찾느라 50분이 지난 하오3시쯤 구조작업에 나선 구조대원 10여명은 기계고장으로 케이블카를 움직일 수 없게되자 경찰과 함께 사고지점아래 산에 올라가 탈출바구니를 내리라고 소리쳤다.
탈출바구니를 타고 케이블카에 울라간 구조대원들은 탈출바구니를 케이블카 천장에 매달린 도르래에 직경16mm의 나일론 줄에 연결, 케이블카 바닥에 설치된 가로·세로1m의 탈출구를 통해 숭객1명씩을 내려보냈다.
승객들은 어린이·노약자·부녀자· 남자의 순으로 직경60cm, 높이1m20cm의 천막천으로된 탈출바구니를 타고 내려왔으나 하오6시쯤 도르래의 베어링에 이상이 생기는 바람에 도르래를 교체할 때까지 구조작업이 40여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수사=경찰은 구동축의 베어링집 파손이 기계자체의 결함때문인지 정비불량때문인지를 가리기위해 교통안전 진홍공단과 시설설비회사인 효성중공업 기술진을 불러 정밀해체작업을 펴기로 했다.
경찰은 정비불량으로 드러날경우 이회사대표 이씨와 운행부장 김창순씨 (49), 운전계장 김충렬씨 (51) 등 회사관계자를 삭도사업법 위반등 협의로 입건키로 했다.

<사고케이블카>
총 운행길이는 6백5m, 편도운행1시간4분, 정원31명인 케이블카는 직경 52m의 동선에 도르래로 걸쳐있으며 직경22m의 강철선이 케이블카에 고정돼1백10마력짜리 모터의 힘으로 끌어당겨져 운행된다.
사고가 난 케이블카는 지난해7월 효성중공업이 신형으로 교체한 것으로 지난 4윌 서울시의 안전점검을 밭았다.

<한국삭도>
62년 교통부의 운행허가를 받아 케이블카를 운영하고있다.
한국삭도는 만약의 사고에 대비, 고려화재보험에 5억원의 상해· 시설보험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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