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이웃에 희망 선물한 보성 주민 240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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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화재로 집을 잃은 다문화가족이 이웃들의 도움으로 4개월 만에 보금자리를 되찾았다. 전남 보성군은 21일 “보성군 미력면 도개리 한승일(52)씨 가족의 주택 입주식을 지난 19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남지역본부와 함께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0일 한씨가 베트남 출신 부인 서윤주(35)씨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며 두 자녀를 키우던 주택에서 화재가 나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됐다.

 한씨 가족의 소식을 접한 이웃들은 팔을 걷어붙였다. 옆집에 사는 엄순섭(72)씨는 비어 있던 자신의 주택 한 채를 임시 거처로 제공했다. 다른 이웃들은 생필품을 보내주며 한씨 가족들이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왔다.

 보성군은 집 리모델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 모금활동을 벌였다. 3월 16일부터 한 달 동안 진행된 모금에는 237명이 3100만원의 성금을 냈다. 초등학생부터 지역에서 활동하는 업체까지 20여 곳의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임채영 보성군 부군수는 “이웃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한씨 가족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준 것은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선물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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