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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 상징 '오수견'을 색견이라 하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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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 스포츠신문이 '충절의 상징'으로 전해지는 오수 의견(義犬)을 색견(色犬)으로 묘사하자 전북 임실군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문제의 만화는 스포츠조선의 6일자 18면 '좀비콤비' 코너에 실린 '오수의 개' 코믹만화. 11컷짜리 만화는 오수 개가 몸에 물을 적셔 주인에게 달려가다 말고 한쪽에서 성행위에 몰두하는 것으로 묘사됐다. 이에 대해 오수 의견의 본고장인 임실군과 의견 전승회는 9일 "자신의 몸을 던져 주인을 구한 충견을 색견으로 왜곡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오수 개는 고려시대 최자가 지은 '보한집'에 주인이 인적 없는 곳에서 술에 취해 잠든 새 갑자기 산불이 발생하자, 인근 강으로 달려가 온몸에 물을 적셔 불을 끄고 주인의 목숨을 구해내는 충견으로 그려져 있다. 오수 의견 이야기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임실군은 오수 의견을 지역의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활용하고 있다. 오수면에는 전북도 지정 민속자료 1호인 의견비가 있으며, 1만3000여 평의 의견공원도 있다. 또 매년 4월에는 '의견 문화제'를 지난해까지 21년째 개최해 왔다. 오수 의견 전승회 관계자는 "아무리 만화라지만 사실 자체를 완전히 왜곡해 오수 개와 지역의 이미지를 크게 떨어뜨린 만큼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 신청,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포츠조선 관계자는 "독자들에게 흥미.웃음을 주기 위한 패러디 수준의 만화로 생각했을 뿐 임실 군민들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임실=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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