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판도가 바뀌고 있다.
70년대 후반부터 영화계의 주역을 도맡아온 장미희·정윤희·유지인양등 기존의 트로이카(삼두마차)가 물러나고 원미경(24)·이미숙(24)·이보희(24)양의 새로운 트로이카 체제가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장·정·유양등이 자의, 또는 타의로 영화계에서 멀어진 반면 이 공백을 틈타원·이·이양등이 연기력과 새로운 면모를 과시하면서 성큼 톱스타의 자리로 뛰어올랐다.
장미희양은 지난해 9월 유학을 핑계로 출국한 후 1년여 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유양은 지난해부터 TV에만 전념, 영화출연을 피해오다 최근에야 단 한편에 조연 같은 주연으로 등장했을 뿐이다.
이들 중 정양만이 그동안 줄 곧TV와 영화에 출연해 왔으나 지난달 스캔들을 일으키고 스스로연기자의 길을 사퇴했다.
정양의 스캔들은 기존 체제가 무너지는데 결정적 계기가 된 셈이다.
영화계는 지난해부터 원미경 이미숙양을 활용하고 이보희 김진아양 등 신인을 과감히 주연으로 기용하는 등 새로운 톱스타를 부각시켰다.
지난해『물레야 물레야』로 한국영화연극 예술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원양은 올 들어서도『자녀목』『남과 북』(미개봉)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미숙양은 올 들어 최다관객을 동원했던『고려사냥』과 최근작『그해 저울은 따뜻했네』에서 전에볼 수 없던 연기력을 발휘, 새로운 면모를 과시했다.
지난해 대종상신인상을 수상했던 이보희양도 올 들어『바보선언』『무릎과 무릎사이』『수녀 아가다』(미개봉)등에서 단단한 연기기반을 굳히며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한번도 대종상주연상을 받지 못했던 이들은『올해야말로 우리들의 해』라며 정상을 차지하기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장·정·유양등이 언제라도 복귀할 수 있는 기회는 오겠지만 새로운 세 여배우의 도전의 물결은 막기 어려울 것 같다는게 영화계의 판단이다. <이창우기자>이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