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무역박람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84 서울국제무역박람회(SITRA 84)가 18일 개막돼 오는 10월17일까지 한달 동안 서울영동 종합전시장(KOEX)에서 계속된다.
국제무역박람회는 국내외의 참가기업들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새로운 상품과 최고의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기업의 선전과 판매의 확대를 겨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개발 수준이 서로 다른 다양한 국가들의 상품과 기술이 한자리에 전시돼 비교 검토가 가능하며 따라서 후발 국가에는 분발의 기회를 마련해 주는데 의의가 있다.
82년에 이어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국제무역박람회에는 국내에서 6백54개 업체, 해외에서 45개국 3백90개 업체 등 모두 1천44개 업체가 참가했다. 이들은 박람회 기간 중 참가업체 상호간 혹은 참관한 세계 각 국 바이어들과 상담을 벌이게 된다. 여기서 이루어질 거래계약은 약20억 달러로 기대된다고 한다.
무역진흥공사의 추산으로는 국내관람객 1백90만명을 비롯해서 외국의 관광객·구매사절단·개별바이어 등 1만2천 여명이 유치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국민들에게 국산품을 국제적인 안목에서 평가할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또 외국인들아 많이 찾아오게 되면 관광·교통·용역 면에서 일시적이긴 하지만 국내 경기가 활기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렇게 여러 가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국제무역박람회가 자주 열리지 못하는 것은 여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 때문이다. 이번 84박람회에서도 전시관 하나 짓는데 최소한1억∼3억 원의 비용이 들었으며 대기업의 전시관 예산은 무려 8억∼15억 원에까지 이른다고 하니 엄청난 지출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러한 비용은 업체 상호간의 경쟁의식은 물론 당국의 조장이 작용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전시관에 대한 투자는 물론 기업의 PR와 상품의 판촉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된 것 임을 이해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외화내빈의 허상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다가는 실상에 대한 신용조차도 손상을 임을 우려를 부정할 수 없다. 기업의 선전과 상품의 판매에 힘을 쓰되 그것은 솔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신용을 바탕으로 해야한다.
또한 우리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선진국의 산업과 기술에 대한정보를 수집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당장의 상담도 중요하겠지만 장래의 수출신장을 위해서는 우리 상품의 질적 개선이 끊임없이 추구돼야 하고 그러려면 기술과 상품경향에 대한 정확하고 앞지른 정보가 가장 중요한 요건이 된다.
세계 각 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의 수출은 앞으로 물량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도전하는 것이 당면과제이다. 따라서 이런 기회에 우리상품이 타선진국 상품에 비해 뒤떨어진 부분은 무엇이고 개선해야할 점은 무엇인가. 우리상품의 정확한 좌표와 실상을 냉철하고 겸허하게 파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래야만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들고 힘드는 행사를 우리가 주최하는 의의와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