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삶의 청량제” 가을 들놀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하늘이 높고 푸른 가을철에는 야외로 나갈 기회가 많다. 혼잡한 도시를 떠나 교외나 야외를 찾아나서게 되면 생활에 신선감을 불어넣을수 있게된다. 그렇지만 행선지를 어디로 택하느냐가 문제다. 왠만큼 알려진 곳이면 인파에 밀려 짜증스럽기 때문. 최근 여행가 김인걸씨가 펴낸 『한국의 비경』(중앙일보사간)은 잘 알려지지않은 명소를 소개하고있다. 이책이 소개된 1백30개소의 비경가운데 비교적 한가하면서 가을에 가볼만한 「단종애사」의 현장 청랭포와 서해안의 변산반도를 소개한다.

<청랭포>
노산군으로 강봉된 단종이 영월로 내려와 l년동안 지낸곳. 영윌읍내에서 5km떨어져 있으며 지형이 절묘하다. 남한강 지류의 하나인 주천강이 영월근교에 이르러 3백도정도의 곡선을 그리는 이곳은 3면은 강물이 둘러싸고 숲이 우거지고 뒤에는 험난한 육육봉이 있어 유배지로는 적격인 셈.
청랭포에는 특히 수백년 묵은 소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있고 소나무숲사이로 금표비와 모향탑이 서있다. 금표비에는 유배된 단종이 청랭포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글귀가 씌어있다.
또 모향탑은 제l봉중턱에 세워져있는데 높이가 1.5m정도. 단종이 자연석으로 이 탑을 쌓고 위에 올라가 산 너머 멀리있는 한양을 못내 그리워했다는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있다.
단종의 묘소인 장능은 청랭포에서 6km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 청랭포를 찾은뒤에 들러볼만하다.
교통편은 고속버스나 열차를 이용, 제천에 간다음 영월까지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면된다. 영월읍∼청랭포는 시내버스가 하루 4회 왕복하고있고 택시(요금2천원)를 이용할수도 있다. 종점에서 청랭포사이는 나룻배가 있어 관광객들을 태워 나르고있다.

<변산반도>
전북무안군중에서 서해쪽으로 튀어나온 변산반도에는 상서면·하서면·산내면 등 3개면이 차치하고 있는데 유적과 절경이 많기로는 전국에서 어느곳에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산내면에는 높이5백9m인 의상봉을 위시해 쌍선봉·마상봉 등 4백m급 봉우리 수십개가 거의 빈틈없이 하늘로 치솟아 절경이 많다.
백제가 패망할때 소정방이 다녀갔던 고찰 내소사를 비롯하여 전국 다섯손가락안에 꼽을수 있다는 직소폭포·실상사터 등이 있는가하면 바닷가에는 유명한 채석장을 비롯하여 수성당과 같은 명소가 있다.
내소사에서 서쪽으로 들어 올라간 고개부터 실상사터를 지나 중계리 입구까지 길이 8km의 봉래구곡은 빼어난 경치로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있다.
또 내소사에서 약 4km지점이며 봉래구곡의 중심부에있는 직소폭포는 높이가 30여m로 물이 떨어지는 소가 크고 깊어서 찾는 사람들을 압도하고있다.
직소폭포에서 선인봉을 돌아 4km쯤 올라가면 낙조대가 있는데 낙조대의 해지는 광경은 변산반도의 비경중의 비경이다. 낙조대의 맨위쪽 부분이 사람하나가 옆으로 겨우 빠져나갈 정도의 틈을 만들고 그사이로 해가 서해바다로 숨어드는 광경은 부안군민이 침이 마르도록 자랑한다.
채석강과 살기미해수욕장을 지나 바다쪽으로 돌출한 봉우리끝에 서면 바로 눈앞에 2개의 봉우리가 서있고 그밑은 파도가 넘실댄다.
수성당이라는 조그만 사당이 절벽위에 퇴색한 채로 놓여있어 이 일대를 수성당이라 부른다. 변산해수욕장과 채석강은 찾는 사람들이 많지만 수성당은 언제나 한가롭다 .만조때는 약20m, 썰물때는 30m가까운 높이의 절벽이 수m의 간격을 두고 서있고 그 사이로 칠산앞바다의 푸른바다가 펼쳐지는 것이 수성당의 묘미다.
변산반도를 찾을때 직소폭포와 낙조대쪽이나 추성당 등 어느곳을 먼저가도 좋지만 낙조대에서 낙조를 보고 밤에 산을 내려올 경우를 생각해 수성당을 마지막 코스로 잡는 것이 편리하다.
직소폭포의 입구가 되는 내소사까지는 부안터미널에서 하루 9차례 시내버스가 운행된다.또 부안터미널에는 수성당의 입구가 되는 격포리를 왕복하는 시내버스와 직행버스가 20분간격으로 있다.
서울등지에서 부안으로 가려면 서울에서 김제까지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김제에서 부안까지는 직행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