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만에 개인전 연 정창백 화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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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우리 나라 현대미술운동의 주역인 정창섭 화백 (정 서울대미술대학교수)이 화단에 나온 지 33년만에 처음으로 서울동숭동 두 손 갤러리에서 개인전(7∼21일)을 연다.
정 화백은 박서보 김창렬·정상화씨 등과 함께 「앵포르델」 (비정형) 운동을 벌이는 한편 재야 전 국제전등에 참가, 추상작업을 해온「종이작업의 화가」 다.
『환』 『귀』 시리즈에 이어「종이+먹」 작업을 하다가 최근에는 색채도 구성도 없는 종이작업에 집착,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닥(저)나무로 그림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왜 이제서야 개인전을 여셨읍니까?
『실험적인 작업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찾다보니 이렇게 늦어졌군요. 내 작업도 여러 번 변천해 왔습니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가지고 작업하면서부터 제것을 찾은 것 같아 마음이 놓입니다. 완성됐다는 건 아니지만 여러 사람에게 비판을 받고 싶어 개인전을 열었읍니다』
-초기에 국전에 참여하다가 국전에 반기를 든 까닭은?
『국전에 반기를 든 게 아니라 나이 젊어서 새로운 것 찾아보려고 그런 거지요. 국전이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이지 않아 마음대로 작업할 수 있는 재야 전을 택한 겁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어떤 작품을 내 놓았읍니까?
『대부분 색채도 구성도 없는 종이작품입니다 .물렁물렁한 섬유질 원료에서 시작하여 그것이 가장 원초적인 상태의 종이로 태어나기까지 내 손으로 만들어 냅니다. 결국 종이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지 않고 만드는 작업을 통해 「자연스러움」 을 드러내는 겁니다.』<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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