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싱겁지 ? "짠 음식 건강에 안 좋다는데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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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싱겁게 먹자.' 새해 들어 이런 생각을 굳힌 주부들이 많다.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시장에선 염분을 줄인 '저염(低鹽) 식품'이 인기다.

유통업체들은 앞다투어 저염 식품을 내놓고 있다. 간장.젓갈.생선 등 종류도 다양하다. 짠맛을 내는 염화나트륨(NaCl) 함량을 줄인 소금도 나왔다.

이마트 이홍덕 과장은 "지난해 말부터 소금이 적게 들어간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신년 초에는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저염 식품 판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 신한의원 신용섭 원장은 "지나친 염분은 신장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며 "소금 중에서도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고 미네랄이 많이 들어간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인기 올라가는 저염식품=유통업체들은 다양한 저염 식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0할인점 이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자반 고등어(2마리 3000원대)의 염도를 기존 4%에서 3%로 줄였다. 염도를 낮추자 매출은 올라갔다. 지난달 자반 고등어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정도 늘었다. 이마트는 최근 염도를 2%대로 낮춘 삼치(2마리 3000원대) 등도 선보였다.

이 업체 윤명규 수산팀 부장은 "소금을 적게 넣어도 좋은 맛을 낼 수 있도록 숙성 방식을 바꿨다"며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다른 생선에 들어가는 소금 함량도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소금이 적게 들어간 젓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업체가 판매하는 '저염 명란젓'(100g.1만5000원)은 일반 명란젓(100g.9500원)보다 가격이 50% 비싸지만 2배나 더 팔린다.

이 업체는 또 소금을 넣지 않은 견과류도 판매한다. 무염 호박씨.해바라기씨.캐슈넛.아몬드 등이 잘 팔린다. 350~450g 제품 가격이 2만원대.

이 백화점 김무기 식품팀장은 "기존 버터보다 염분이 낮은 수입 버터도 판매 실적이 좋다"며 "일반 치즈보다 나트륨 함량이 적은 어린이용 치즈는 어른들에게도 인기"라고 말했다.

장류 중에는 간장 상품이 많다. '샘표 저염간장'(1ℓ.4000원대)은 염도가 12%로 일반 간장(염도 16%)보다 낮다. 수입 간장 중에는 일본산이 인기다. '환대두 저염간장'(1ℓ.7000원대), '기꼬만 간장'(1ℓ.1만원대) 등이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잘 팔린다.

◆이색 소금도 선보여=나트륨 함량이 낮은 소금이 인기다. 주로 유럽.일본 등에서 수입한 제품이 많다. 국내산 천일염도 나트륨이 적게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인기가 좋다. 저염 소금은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20~50% 더 비싸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식품 매장에 소금 50여 종을 판매하는 '세계의 미각 소금' 코너를 만들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생명의 소금'(90g.9000원대)은 일본산으로 미네랄이 일반 상품보다 많이 들어있다. 핀란드산 '팬솔라'(450g.1만원대)는 염화나트륨 함량이 일반 소금의 절반 수준이고, 영국산 '할렌몽'(250g.1만원대)은 유기농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마트 등 할인점은 국산 천일염에 녹차.홍삼.오미자를 첨가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가격은 200g에 2000~8000원. 중국산 소금은 염도가 95% 정도로 국산 천일염(80~82%)보다 염분이 많이 들어있다.

롯데마트 이성찬 과장은 "중국산 소금은 물에 풀었을 때 침전물이 생기고 색이 탁하다"며 "손으로 만졌을 때 잘 부서지지 않으면 중국산 소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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