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레슬링 영웅“당신에게 축복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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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암이라는 선고를 받고도 레슬링에 투신, 끝내 LA올림픽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된 감동적 인간드라머는 미국인은 물론 전세계 스포츠팬들의 심금을 울렸었다.
그 주인공인 그레코로만형 슈퍼헤비급의「제프·블라트닉」(27·미국)은 올림픽이 끝난후 세계곳곳에서 수많은 격려편지를 받고있다.
뉴욕 알바니의「블라트닉」집에는 매일 많은 편지가 날아들고 있다. 호주 멜번에서 온편지에는『친애하는「제프」,나는 당신이 금메달을 따는 순간 무슨말을 해야할지 갈피를 못잡았다. 나는 그저 TV앞에서 무릎을 꿇고 빌었을뿐이다』라고 씌어져있었다.
그런가 하면 비벌리힐즈의 한 영화제작자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너의 일생을 영화화하는 문제를 논의하자. 그 이야기는 전 미국인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블라트닉」이 금메달을 획득한 지난2일이후 7백여통의 편지와 전보가 전 세계로부터 날아왔다. 그는『단 6분간 땀을 흘렸을뿐인데 이같이 엄청난 결과가 나타날줄이야…』라며 흐뭇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그가 앓은 호지킨병(악성육아종증)에 걸려있는 환자나 가족들이 많은 편지를 보냈다. 인디애나주의 한 환자의「토니」라는 여동생은『당신의 우승은 어떤 병원의 약보다도 오빠에게 좋은 치료제가 됐다. 오빠는 눈에서 광채가 났으며, 평소에 안하던 농담도 던지게 됐다』며 기뻐했다. 미국 암협회와 적십자사, 그리고 많은 자선단체는 그에게 환자들 앞에서 얘기를 해줄것을 요청했으며, 그는 기꺼이 응한다고 대답했다.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블라트닉」은 미혼이다. 그는 지난80년 모스크바올림픽에도 미국대표로 선발됐었으나 미국의 보이코트로 크게 실망했었다.
「블라트닉」은 88서울올림픽에도 출전한 뒤 그후 코치로 후진들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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