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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어지는 "금녀의 성" 격투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LA올림픽에서 여자마라톤등 11개종목의 여자부 경기가 첫선을 보여 각광을 받은 뒤 이제는 격투기에서까지 여성들의 경기를 공인, 주목을 끌고있다.
대부분의 스포츠 종목이 여성들에 문호를 개방해 왔지만 격투기만은 여전히 금녀의 성 이었다. 그러나 LA올림픽을 계기로 스포츠계에 몰아닥친 우먼파워는 그 굳게 잠긴 문을 하나씩 열어 놓았다.
새로 문호개방을 선언한 것이 레슬링과 유도.
국제 아마추어 레슬링연맹(FILA)은 LA올림픽 기간중에 회의를 열고 여자레슬링경기를 새로 추가시키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늦어도 10월까지는 여자경기위원회를 설치하고 빠르면 내년5월 유럽선수권대회때 부터 여자부경기를 갖게될 전망이다.
레슬링에서는 지난해부터 이 주장이 제기됐으나 보수파의 강력한 반대로 미루어져왔다.
결국 LA올림픽에 여자마라톤이 채택돼 큰 인기를 모은 것을 계기로 이 뜻이 관철된 것이다.
「인간 극한과의 대결」로 불릴만큼 힘들다는 마라톤도 여자가 하는 판에 격투기라고 못할것이 없지 않느냐는 것이 찬성론자의 주장이다.
여자레슬링은 현재도 스칸디나비아 3국을 비롯, 이탈리아·프랑스등 유럽 12개국에서 성행하고 있다.
유도에서 일고 있는 「여성선풍」은 레슬링보다 더 빠르다. 이미 세계선수권대회를 가진바 있고 이제 올림픽정식종목에 집어넣자는 움직임이다.
국제유도연맹(IJF)은 LA올림픽기간중 IOC에 『88서울올림픽에 여자유도를 추가시키자』고 신청서를 냈지만 기각당했다.
그러나 IJF는 『여자마라톤도 여러번 기각당한 끝에 결국 채택되지 않았느냐』며 끈질기게 달라붙어 오는10월 로잔에서 열릴 IOC임시총회에 유도무제한급을 없애고 7개체급에 걸쳐 여자부경기를 가질 것을 구체적으로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유도계는 빠르면 88년 서울올림픽에 여자유도가 등장할지도 모른다면서 금메달추가의 기대를 걸고있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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