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남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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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 민주당 부통령후보로 지명된「제럴딘· 페라로」 여사의 남펀 「존·자카로」 가 요즘 단단히 곤욕을 치렀다.
「세금공개」 약속을 번복하고 「페라로」 것만 공개하게 한데 대한 「비난」이다.
그 비난중엔 『근시안적이고 비리성적인 남편』 이란 지적이 우세하지만 「페라로」 의 「이탈리아남편론」 이 결정타가 됐다.『당신의 남편이 이탈리아출신이라면 당신은 그를설득할수 있겠는가』 란 해명이 그것이다.
「이탈리아인 남편」 을 「융통성 없는고집장이」 로 규정한 「페라로」 의 발언 자체도 「남편을 공개적으로 망신시킨 나쁜 아내」 라는 질타를 면키 어렵게 했다.
과연 「이달리아인 남편」 은 그렇듯 별난 사람인가. 아니면 아내 위에 군림하는 사람인가.
「이탈리아인 남성」 의 역할에 대한 익살스런 평판도 있다.
하나는 딸의 행동을 「감시」하는 것,다른 하나는 아내를 「부양」하는 것.
그게 남성의 평가기준도 된다.가정을 부양하지 못하는 남자, 딸들의 정절을 지키지 못하는 남자는· 평판이 떨어진다. 여자가 밭일을 하게 되는 것은 남자가 가난하고 부양이 어렵기 때문이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하는 여인들이 지주나 성직자와 불륜의 관계를 맺는 것은 통념이 되고 있다.
『애정의 쌀』 이란 영화는 그런 사정을 설명한 것이다.
가부장적 가족주의를 설명한 영화작품들도 있다.
「피에트로·제르미」감독작품『철도창』. 기관사 「안드레아」 는 이미초노에 든 50의 나이에도 일가의주인으로서 위엄을 잃지않는다.아내 「사라」 는 전형적인 살림꾼,막내「산드로」 는 아버지를 영웅처럼 숭배한다.그러나 벌써 장성한 아들「마르첼로」와 장녀 「줄리아」는 아버지를 완고한 사람으로 본다.「줄리아」가 식료품점 청년 「레오나르드」와 연애끝에 임신하자 「안드레아」는 격노하여 딸을 집에서 쫓아낸다.
완고한 이탈리아인 가장의 위신이 한번 추락했을때 그는 사회에서도 좌절한다.
영화는 물론 가정의 평화회복과 이웃의 신용회복으로 해피 엔딩하지만 억센 가족에 군림하는 이탈리아 남편의 면모를 속속들이 드러내준다.
그러나『산타 빗토리아의 비밀』에선 오허려 완강한 남편 「앤터니· 퀴망」보다 더욱 억센 이탈리아 여인「안나·마냐니」가 더 인상적으로 표현되기도했다.
이탈리아 출신 갱단 마피아를그린 『대부』 도 있다. 이 영화에선마피아보다 이탈리아인 가계의 가부장채계가 완벽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건 다분히 동양적이고 한국적이다.그러나 요즘 완강한 남성상은 한국에서도 사라지고 있다.우리 눈엔 고집장이 「자카로」 가 오히려 든든해 보이는 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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