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또 100억 부도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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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전=이용우기자】대구에「유양」쇼크가 일고있다. 지난해말 4백억원의 부도를 낸 광명사건과 지난 5월 1백억원대의 부도를 낸 정화여고 학교장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유양산업 대표 이주하씨(55·전평통자문위원)가 1백억원대의 부채를 지고 잠적중 잡혀 부정수표단속범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대구 지방 경제계는 제3의 충격파에 휘말려 휘청거리고 있다.
사채시장은 자취를 감춰버렸고 기업마다 돈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유양산업 대표 이씨는 지난해 10월12일 은행대출 4억원, 담좌수표부도 15억원 등 1백억원의 부채를 지고 감격했었다.
경찰조사 결과 유양산업의 부채액수는 은행대출24억원, 어음12억원, 당좌수표부도15억원, 사채18억원, 채불노임1억6천만원 등 모두 70억여원 이었다.
그러나 피해자와 경찰수사 담당자들은 겉에 나타나기를 꺼리는 사채가 많아 1백억∼1백6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하고있다.
이씨는 잠적 7개월만인 5월24일 하오11시쯤 충북 금산읍 여관에서 경찰에 검거됐으며 6월11일 부정수표단속법 위반(당좌수표 1백21장 14억5천만원부도)·근로기준법 위반(종업원 2백2명의 퇴직금l억l천5백만원 체불)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지난 14일 징역5년에 벌금 20만원형을 구형 받았다.
이 과정에서 유양산업 공장 3개 등 이씨의 재산은 모두 은행으로 넘어갔다.
이 사건의 여파가 겹쳐 올 들어 중앙에서의 대구지역 특별자금으로 4백17억원이 풀렸는데도 부도회사는 계속 늘어 모두 60여개(대구상공회의소 공식집계는 25개업체)에 이르고있다.
이는 전체 제조업체 4천5백84개 업체의 0.27%에 해당, 부도율 0.27%로 전국 평균 부도율 0.09%의 3배다.
특히 추석 대목을 앞두고 중소 업체들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 대구지점 김정명과장은 『광명사건 이후 풀린 돈이 모두 6백50억원』이라면서 『3개의 경제사건으로 발생된 부채액수 6백억여원을 상회하는데도 자금난이 심각한 것은 신용질서가 무너지면서 사채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상공회의소 정광웅차장은 『대형 사건들이 심리적으로 미친 영향이 더 큰 문제』라면서『돈을 풀었다고 해봐야 대기업이 차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이고 담보능력이 없는 중소업체는 결국 사채를 얻어야 하나 대형 사건들이 낳은 불신풍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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