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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면 죽는 북한…현영철 숙청 사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가정보원은 12일 "북한의 현영철(66)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됐다"고 밝혔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 내곡동에서 열린 통일부 기자단을 상대로 브리핑에서 "지난달 30일경 현영철을 비밀리에 숙청했다"며 "현영철이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입수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밝힌 현영철의 숙청 사유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 1원장에 대한 불만 표출과 지시 불이행 및 불충 등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 공안당국 핵심 간부 감시 과정에서 현영철이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고, 지시를 불이행하거나 태만하게 실행했다"며 "특히 지난달 25일 열린 김정은 주재 군 훈련일꾼대회에서 졸고 있는 불충스러운 모습이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영철이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입수했다"며 "현재까지 현영철의 모반 가능성 보다는 불경 및 불충, 이른바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 10대 원칙에 있는 김정은의 권위훼손으로 보인다. 죄목 중 하나는 동상이몽, 양봉음위인데 이는 처형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과 같은 죄목이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황병서 정치국 상무위원 숙청설은.
"황병서는 건재하다. 지난 10일 김정은의 군사 양어장 소목장 시찰시 수행했다. "

-현영철이 수차례 불이행 정황이 확인됐다고 했는데.
"지금 추적 중인데 구체적 내용은 파악되고 있지 않지만 군 관련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처형을 단정하지 않은 이유는 뭔가.
"북한이 발표를 안 했고 현영철이 계속 기록영화에는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죄목의 경우는 들어온 첩보 갖고 저희가 나름 판단을 한다. 어디에 해당될 것인가는 당 유일체계 확립 원칙에 비추어 이럴 것이 아닐까 생각한 것이다."

-첩보 관련, 녹음이나 사진 자료 있나.
"구체적 출처는 못 밝히지만 다양한 첩보 출처로 입수된 것들이다. 검증을 하고 사실 여부 검증하고 배경 확인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

-간부들 사이에서도 김정은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 확산되고 있다는 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기본적으로 김정은이 폭압통치를 하고 있으니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데 간부들이 항상 긴장하고 있고 공식석상에선 얘기 못하지만 자기 믿는 사람들끼리는 사적인 대화나 속내를 펼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그런 정황도 많이 포착되고 있다. 속내를 드러내다 숙청당한 경우도 많이 있었다."

-고사총으로 공개처형했다면 불경죄보다 더 강한 것 아닌가.
"북한 군부 감시체계가 조밀하지 않나. 그런 동향은 내부 밀고자에 의해 발각도 된다. 그런 가능성 보다는 북한 체제가 김정은 위주로 돼 있고 김정은에 불만을 표출하는 것 자체가 불경이자 반역이며 유일영도체계에 반하는 거다. 북한내에선 모반 가능성을 상정을 할 수는 있겠지만. 노동신문을 보니 실제로 조는 모습. 눈을 내리까는 모습이 포착됐다. 옆에서 김정은이 연설을 하고 있는데 바로 옆옆에 앉아 눈을 내리깔고 있으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김정은이 절대 졸지 말라고 수차례 얘길 했고 졸았다고 최경선도 상장(별3)에서 소장(별1)으로 강등됐고 김영철 정찰총국장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됐다. 조는 부분에 상당히 민감한 듯하다."

-존 시점이 언제인가.
"지난달 26일자 노동신문에 나온다."

-마원춘 등은 15명도 처형에 포함됐다.
"처형이 아니고 처벌이다. 우리로 말하면 혁명학 교육이다. 농장 배치되고 계급장 다 떼고 해임됐다."

-시점이 언제인가.
"올 1~2월로 파악하고 있다."

-죄목은 뭔가.
"변인선은 대외공사협력 관련 김정은 지시를, 마원춘은 건설관련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고 해서 처벌 받은 것이다. 마원춘은 죽이진 않았다. 양강도 지역 농장원에 있다고 북한이 공식 발표했다. 마원춘이 순안공항을 주체성과 민족성이 살아나게 건설하지 못했다고 공개 방송까지 했다."

-지난달 29일 정보위에서 15명 처형 보고한 것과 현영철이 지난달 30일 숙청된 건 별건으로 봐야 하나.
"맞다."

-현영철이 갖고 있던 이권이 뭔가.
"현영철은 우리의 국방장관에 해당해 군정 담당하니까 그렇게 큰 이권이나 재량권을 갖고 있다는 보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군인이니까 군 보위부 보위사령부 당 조직지도부에 총괄해서 (숙청)한 거 아닌가 추정하고 있고 아직까지 권력 다툼이나 내부 균열은 잡히지 않고 있다. "

-처형설이라고 써도 되나.
"처형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과거에도 이렇게 첩보 입수 후에 관련 사진이나 영상이 삭제되지 않고 나온 적 있나. 처형설은 속단 아닌가.
"이영호 총참모장 같은 경우는 해임 발표 6일뒤 사진 삭제헸고 장성택은 처형 전에 사진 삭제했다. 다른 간부들은 시간 지나 삭제했다. 대상에 따라 시기는 조금씩 다른 것 같다."

-처형 아닐 수도 있나.
"단정하지 못하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흔적 지우기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볼 수도 있다. "

-변인선 숙청 이유는.
"말실수 같다. 외국과의 군사협력 관련해서 이견 제시했다고 파악하고 있다."

-숙청할때 어떤 기구가 하나.
"기본적으로 보위부가 고위 간부 대한 상시 감시 체계 가동하고 실제 조사와 재판도 한다. 현영철은 군 간부니까 군 보위국도 하고 당 조직지도부가 다 총괄한다. 여기에서 오케스트라 지휘하고 김정은에게 보고하고 김정은 지시로 이뤄지는 것이다."

-김원홍 보위부장은 간여했나.
"보위부장이니까 기본적으로 관여했을 걸로 본다."

-김원홍 아들 붙잡혔다는 얘기도 있는데.
"확인은 안된다. 내부 견제는 있다고 보는데 아직까지 확인된 사항은 없다."

-현영철 숙청과 김정은 러시아 방문 취소가 관계 있나.
"따로 구체적 내용은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현영철이 4월에 러시아 방문했으니 그럴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정은이 얻을 수 있는 방러효과는 핵문제 논의로 가정됐다. 김정은 예우 관련, 양자 접촉을 할 수도 없고 상당히 부담스러운 의전이나 경호 등 여러가지 고려를 해서 안 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준비는 많이 했는데 마지막 결정은 김정은이 한 거다. 누가 가라거나 말라고 선뜻 말할 수도 없다. 만약 갔다가 위신이 깎이면 가라고 한 사람은 목숨을 내놓을 수 있다."

-러시아에 핵보유국 지위 요구했는데 수용 안돼 못 갔다는데.
"가본적으로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에 큰 의미는 안 두는 걸로 보고 있다. 사실상의 핵 보유국이라고 이미 주장을 하고 있고. 법적으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러시아와 북한 관련해서 핵 관련해선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러시아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핵 관련 러시아 입장을 얘기해야 할 건데 그게 김정은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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