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소홀했지만 자신감 얻었다"|여성개발원 대졸여성 사회참여훈련 평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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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여성사회참여 훈련은 실습생에 대한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사회경험의 장을 마련해주고 자신감을 얻도록 했다는데서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여성개발원이 지난 7월4일부터 4주간 금년도 대졸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했던「여성사회참여훈련평가회의」가 16일 하오3시 동 개발원 별관 강당에서 열렸다.
16개 대학졸업자 55명이 참가한 이 훈련은 1주간의 교육을 받은 후 언론계·기업·공무원·여성단체 등 기관에 배치돼 3주간 현장실습을 하는 내용. 참가자의 87%에 달하는 48명이 3주간의 실습을 완료했으며 5명은 취업, 2명은 건강상의 이유로 중도에서 탈락했다.
이날 평가회의에서 주로 지적된 것은 실습생이란 지위의 모호성.
코오롱상사 봉재부에 배치됐던 최용희양(이화여대 불문과·졸)은 『코오롱주식회사→코오롱상사 등으로 차차 내려가면서 실습생에 대한 인식이 흐려져 담당자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아르바이트 대학생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처신하는데 어러움이 많았다』 고 말했다.
한국일보에 배치됐던 이인숙양(연세대·사회학과졸)은『실습기관에서도 실습생에 대한 프로그램이 전혀 짜여져 있지 않아 어디에서 어떤 일을 맡겨야할지 당황하는 눈치였다』면서 개발원과 실습기관간에 실습생에 대한 사전계획이 철저히 짜여져 있었더라면 보다 효과적이었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실습생을 지도했던 코오롱그룹 회장비서실 김위권 인사과장은『실습이 취업을 전재로 한 것인가 혹은 사회참여 훈련만을 위한 것인가를 사전에 분명히 하지 않아 실습생과 실습기관간에 서로 모호한 점이 많았다』고 평가하고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지면 기업에서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훈련이 자신감을 길러주는 긍정적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여성단체에서 실습한 동문숙양(동국대 사대졸)은 『3주란 기간이 너무 짧을 정도로 재미있었다』고 말하고 『나의 적성과 특기가 무엇인지 다시 확인 받을 수 있었으며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 훈련을 통해 얻은 성과』라고 기뻐했다.
국립사회복지연수원에서 실습한 박순복양(서울여대 교육심리학과졸)은『공무원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 대학 4년간 취업정보가 너무 어두웠음을 알게됐다』면서 여성에게 너무도 좋고 승진기회도 보장돼 있는 것이 공무원세계라고 추천(?)하기도.
공영토건 유광희 인사과장은 실습생은 대학재학생이 보다 적당하며 졸업생은 복수추천으로 1∼2개윌간의 견습채용을 하는 것이 보다 적극적이고 기업의 관리도 쉬울 것 같다』는 의견을 개발원측에 제시.
한편 동 개발원 유옥순실장은 훈련참가자들은 앞으로 동 개발원부설 취업상담소를 통해 적극 취업을 권장하며 자원봉사 인력으로도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홍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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