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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파이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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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 경제의 「회복기」가 바야흐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이것은 세계적 경제학자들의 장기 경기예보다.
그중 한 사람인 빈대학의 「게르하르트·브루크만」교수는 『향후 10년내지 20년 사이의 어느 시기에 또 하나의 경제적 번영기(big boom)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가 가장 좋은 예다. 1970년대 지속적 성장의 주요 장애물이었던 인플레가 현저히 꺾였으며, 이윤율이 높아지고 기업투자가 늘고 있다.
과중한 복지비와 노후한 설비의 재편에 부담을 갖고 있는 서유럽조차 생산고가 올해 4%이상 성장하고 세계무역도 6%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그런 전망은 장기파이론(long wave theory of economics)에 토대를 두고 있다. 25년내지 30년의 침체와 불황 뒤엔 비슷한 기간의 번영기간이 있다는 설이다.
그 장기파이론은 물론 지금 처음 제시된 건 아니다. 1926년 소련의 경제학자 「곤드라티예프」가 개진한 것이다.
그가 제시한 제1장기상승파는 1789년부터 25년간, 하강은 1814년부터 35년간 지속했다. 따라서 순환은 60년.
제2파는 1849년부터 24년간의 상승과 23년간의 하강을 합친 47년간.
제3파는 1896년부터 24년간의 상승과 1920년부터의 하강.
그러나 그는 그 장기파의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저 「자본주의의 불안정」 때문이란 암시만 남겼다.
그걸 「새뮤얼슨」이나 「긴들버거」는 난센스라고 일소에 붙였다.
그러나 「슘페터」는 긍정적이었다. 뿐더러 「일련의 기술혁신과 기업가의 모험, 시장의 도입」으로 장기파이론의 발생이유를 설명했다.
근착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는 그 전망을 받아 90년대 어느 시점의 「붐」등 세계경제의 회복기를 예상했다. 그것은 제5의 번영기다. 이 시기에 동남아시아가 유럽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했다.
18세기중반에 시작된 산업혁명이 제1번영기, 증기선과 철도가 제2번영기, 전기·자동차·화공이 제3번영기, 석유·항공·전자가 60년대의 제4번영기를 주도했다는 근거에서다.
이탈리아의 미래학자 「마르케티」는 제5번영기를 보증하는 기초투자가 이미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생명공학, 핵에너지분야에서 이루어졌다고 보고있다.
그러나 아직 문제들도 많다. 인플레, 화폐가치하락, 민간저축을 잠식하는 정부의 적자, 노후시설과 임금상승, 외국상품에 대한 보호장벽 등. 하지만 번영을 약속하는 것은 낙천주의와 장기적 안목으로 『씨를 뿌리는』기업인의 용기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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