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협조 잘 이끌어 경비 크게 절감|서울올림픽조직위 현지조사단이 LA올림픽 좌담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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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로스앤젤레스=본사올림픽특별취재반】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이 중반전에 접어들고 있다. 88서울올림픽을 주관할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SLOOC)의 현지 조사단은 LA올림픽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으며 어떤 교훈을 얻었을까. 본사 올림픽취재반은 이런 문제를 놓고 이들과 좌담회를 가졌다.
▲LA올림픽조직위원회(LAOOC)의 조직은 잘돼있어요. 그러나 너무 엄밀한 분업이 돼있어 오히려 부작용을 낳고있어요.
자원봉사자가 맡은 LA공항의 귀빈영접에서 시간지체 등 비능률이 그런예죠.
한국의 한 귀빈은 올림픽 출입증 발급에 6시간씩 기다려야 했는데 이는 자원봉사자의 업무이해 부족과 영접장소의 부족 등이 지체 이유였어요.
88서울올림픽에서도 저변에서 좀더 기민하고 능률적인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영접장소·인원·안내자교육 등에 신경을 써야겠어요.
▲LA올림픽 경기장의 특성은 기존시설 이용과 가건물의 임시 경기장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읍니다.
1932년 올림픽때 쓰던 메인스타디움을 손봐 쓰는 것외에 레슬링·수영 등의 연습장은 각각 천막으로 주위 가렸거나 이동식 임시수영장으로 훌륭한 국제규격연습 풀을 만든 것은 놀랄만해요. 사이클 경기장인 벨로드롬과 수영경기장의 임시관람석, 사격장의 가건물 등 곳곳의 임시건물로 대규모 국제경기를 치르고 있어요.
한국의 경우도 가능하면 기존시설을 많이 이용하고, 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이용, 경비나 인력, 시간소모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해 볼만합니다.
▲각 경기장의 경기운영은 컴퓨터를 동원한데다 수준 높은 인력을 동원, 아주 잘 이끌어나가고 있어요. 동원 인력이 많다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그 많은 인원이 조직적으로 맡은 분야의 일을 철저히 해나가고 있어 성공적인 경기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겅우 이처럼 조직적인 기구구조는 편성이 가능하겠지만 인력의 질적 수준향상을 위해 4년동안 노력해야 할것 같습니다.
▲LA올림픽 선수촌은 대학기숙사의 기존건물을 이용함으로써 선수촌 신축 등이 없어 많은 경비를 절약하고있어요.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촌 실내에 에어컨이 없거나 비좁아 문제점으로 지적됐읍니다.
한국은 선수촌 신축 등으로 이같은 문제점은 해소될 겁니다.
▲LA 컨벤션센터는 이번 올림픽 취재의 신경중추로 일단 넓은 공간과 각종 전자기재가 충분히 설비돼 배울점이 많았읍니다.
특히 메인프레스센터는 LAOOC가 자랑을 할 정도로 여러면에서 잘 조직, 시설돼 있어요.
메인 프레스센터는 각 경기장의 경기 실황을 TV중계와 관계없이 40대의 TV모니터로 취재가 가능하고 40여대의 EMS(정보전달시스팀) 컴퓨터와 2천5백개의 각종 경기기록 분석자료 투입함이 있으며 송고용으로 팩시밀리·텔텍스·전화가 상당수 설비돼 있어요.
그러나 경기가 궤도에 오르자 EMS나 전화기 등의 숫자가 실제로 부족한 양상을 보여 서울올림픽에선 통신시설을 완벽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컴퓨터·전화 등도 한국전력이 벌써부터 준비하고 있어 잘 될 것으로 믿습니다.
▲LA올림픽의 문제점 가운데 보안과 교통이 가장 큰 숙제지요.
LA의 경우 각 경기장이 멀리 분산돼 선수·임원이나 관중이 한 장소로의 집중현상을 보이지 않아 사실상 교통문제는 예상보다 덜 심합니다.
그러나 경기장 분산으로 소요시간이나 이동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예요.
서울올림픽의 경우 경기장이 대체로 한 장소에 집약돼 운영의 편의는 있으나 수송문제는 LA보다 더 심각할 가능성도 있어요.
지하철 개통과 특별수송계획으로 다소간 해결의 길은 있겠으나 집중되는 인파의 원활한 소통이 주요 연구과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LA의 경우 보안문제는 아주 잘되고 있어요. 그러나 너무나 엄중한 경비로 비판을 받기도 해요.
선수촌의 경우 2중, 3중의 철책과 4중, 5중의 검색으로 이른바 감옥과 같다는 얘기가 있어요.
서울의 경우는 보안취약이 LA보다 덜할 것이기 때문에 훨씬 유리할 뿐만아니라 융통성 있는 보안조치로 LA의 결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가장 안전한 올림픽이 될 거예요.
▲LAOOC가 완전한 사설기구로 장사속이 심하다는 얘기가 있으나 실제 조직이나 인력운영은 개인회사의 운영이 아니라 조직위원회와 LA시민의 협조체제가 아주 잘되고 있어요.
5만명의 자원봉사자는 실무에 뛰고 있고 다시 2만명이 항상 필요시 동원이 가능하도록 컴퓨터로 자원봉사자의 거주지, 담당가능 분야업무 등이 정리돼 있지요.
이는 사실상 7만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읍니다.
자원봉사자의 경우 대회와 관련 l억달러의 인건비절약을 가져오고 있어요.
이는 조직위원회와 LA시민의「공동체제」라고 부르기 전에 사실상 LA시민의 올림픽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입니다.
서울올림픽에서도 이처럼 전국민의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관·공·민의 협조무드를 조성 좋은 서울올림픽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귀감이 된다 하겠어요.
▲서울올림픽에선 LA와 달리 통역 등 외국어 구사인력의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외국어 구사 능력이 있는 사람, 특히 해외연수를 다녀온 공무원이나 일반기업체 직원·학생·외교관 자녀등 대대적인 인력동원 계획을 세우고 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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