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이비 부머 "우린 노년 몰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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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부머들이 '신 노년(New Gray)'이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냈다."

곧 60줄에 들어설 미국의 베이비 부머들이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경제적.문화적.성적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64년까지 미국에선 7820만 명이 태어났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다. 붐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기간 중 미국 여성 한 명이 평균 3.5명의 아이를 낳았기 때문이다. 70년대 미국 여성의 평균출산율은 1.8명, 80년대 이후는 약 2명이었다.

베이비붐 세대의 선두는 내년이면 60대에 접어들면서 노년층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전 세대와 달리 이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신문에 따르면 46~55년생 베이비 부머들이 67세에 이르면 평균 재산이 85만9000달러(약 8억6000만원)가 된다. 현재 67세 노인들의 평균 재산 56만 달러를 크게 웃돈다.

베이비 부머들의 여유 있는 생활에 힘입어 미국에선 60~70년대에 인기를 끌었던 연예인들이 요즘 다시 무대에 올라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가수 프린스는 지난해 150만 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60년대 반전과 히피문화를 경험했던 이들은 성생활도 적극적이다. 섹스는 50대 이후에도 끝나는 게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혼도 많고 재혼도 많은데 여기에는 인터넷 중매 사이트도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 현재 베이비 부머의 30%가 독신으로 지내는데, 이 중 56%는 이혼했거나 별거 중이고 31%는 '성가신 결혼'을 아예 해본 적이 없다.

베이비 부머들은 그러나 미국 정부 입장에서 보면 골칫거리라고 워싱턴 타임스는 전했다. 이들이 무더기로 퇴직할 경우 사회보장연금.의료보험 등 지출 요인이 엄청 늘어나기 때문이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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