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림산업|재계 새지도(107)-전문경영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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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풍림산업은 82년 대림산업에서 분가했다.
당시 대림산업 부사장이던 이필웅사장이 대림산업 계열이던 풍림산업 사장을 맡으면서 완전히 독립했다.
10여년전 타계한 이사장의 아버지는 대림산업 이재회회장과 친척이자 창업동지로 함께 일하면서 사이가 좋았다. 이런 인연으로 이사장도 대림에서 건설업을 익혔으며 부사장까지 지냈다.
그린 관계로 대림의 경영진은 이근세 해외담당사장을 비롯, 서준근부사장, 이봉구전무, 유격목전무, 박상국전무 등 대림출신 일색이다.
지난 54년 대림계열 전일기업으로 출발한 풍림은 58년 삼광건설을 흡수·합병하면서 풍림산업으로 상호를 바꿨다.
대림이 큰 공사를 맡으면 부대시설공사는 풍림이 맡아하는 식으로 소액공사만 주로 맡다가 76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하면서 외형이 갑자기 커지기 시작했다.
중동에서는 일본의 일본강관(NKK)·삼능 등과 기술제휴를 하며 기술집약형 공사위주인 아람코(사우디아라비아·미국합작석유회사) 공사를 주로 맡아 전기·기계설비·가스 및 보일분류 공사 등을 했다.
소액다현장주의로 위험분산을 피하며 무리를 하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집약형 공사를 주로 한 관계로 요즘과 같은 해외건설 불황기에도 흔들림이 없다.
쿠웨이트에서 대림 등 대부분의 건설회사가 손해를 봤지만 풍림은 6백만달러짜리 공사에서 2백만달러의 이익을 내는 등 작은공사로 짭짤하게 재미를 보며 착실히 성장해왔다.
이필웅사장은 대림산업에 말단사원으로 들어가 이재회회장 및 아버지의 각별한 배려속에서 경영수업을 쌓아 업무담당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대림에서 주로 인사·자금·마키팅 등 관리분야를 맡았던 관계로 매사에 합리적이고 빈틈이 없다는 평을 듣는다.
가능한 한 모험을 않고 철저히 구두쇠경 영을 하는 것도 대림식의 경영스타일이다. 대림에서 몸에 밴 습성이 풍림 경영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풍림은 이필웅사장이 국내건설을, 이근세사장이 해외건설을 맡아 두 이사장이 이끌어 가는 쌍두마차 체제.
매주 화요일 두 이사장 공동주재로 임원회의를 열어 현안문제를 토의하고 추친방향을 결정한다.
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4명의 전무급 본부장들이 사령탑이 돼 추진한다. 이근세사장은 대림에서 말단사원으로 출발, 대림부사장을 거쳐 풍림산업 사장이 된 전문경영인이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사장은 대림이 해외에 진출한 초창기부터 해외에 나가 현장을 진두지휘, 기계설비공사 등을 하자없이 마무리짓는데 큰공을 세워고 지금도 30개 현장에 나가있는 3천2백명의 기능공 및 기술자를 진두지휘하기 위해 년중 3분의2는 해외에서 보낸다.
이필웅사장은 해회산업 설비공사에 밝은 그를 같이 일하자고 졸라 영입한 뒤 기계설비공사가 주종인 풍림의 해외현장을 말기고 있다.
조준근부사장은 기계공학 전공으로 대림의 해외플랜트 공사현장을 누비던 사람이다. 또 부사장은 벡텔그룹에서 일하다 대림에 스카우트 돼 전무까지 됐다 지난해 이필웅사장의 간청으로 풍림으로 왔다.
이 세사장을 보좌하기 위해 중동에 자주 나가 건설현장을 본다.
이당흠전무(관리본부장)는 안살림을 도맡아 하는 살림꾼.
친정 대림에서는 동갑인 이필웅사장과 함께 자금·경리부문에서 같이 말단사원으로 일한 적도 있다.
자금관리를 맡는 사랍답지 않게 걸걸한 인상을 풍기며 교제범위가 넓어 마당발이라는 벌명을 갖고있다. 이복영전무(국내공사본부장)는 건설회사인 풍림의 전무급이상 임원중에서 유일하게 토목과 출신이다.
국내공사와 해외공사의 비율이, 25%대 75%인 풍림은 주로 해외에서 기계설비공사를 해온 탓으로 타 건설회사와 달리 기계과 출신이 많고 상대적으로 토목과 출신이 적은 편이다.
또 이전무는 다른 사람과 달리 극동건설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 경부고속도로 공사에도 참여하는 등 도로·다리건설의 베테랑이다.
극동에서 한보종합건설로 옮겼다가 지난 2월 이사장에게 스카우트 돼 국내공사를 전담하고 있다.
유격목전무(해외공사본부장)는 법대출신이지만 말단사원부터 대림에서 출발, 건설현장에서 커온 사람으로 현장관리에 능하다. 79년7월 대림부장에서 풍림으로 옮겨 82년 전무가 됐으며 작년까지 풍림 사우디아라비아 본부장을 하다가 박찬국전무와 자리를 맞바꿨다.
박찬국전무(사우디아라비아본부장)는 한국개발금융심사역·대림영업부장을 거쳐 풍림으로 왔다. 미시간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마키팅 분야에 밝아 해외공사 수주에 남다른 솜씨를 보이고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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