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김재엽|승부욕 강한 집념의 사나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번올림픽에서 한국에 세번째메달을 안겨준 김재엽은 유도인들이 손꼽던 금메달후보.
비록 기대와는 달리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국내 유도사상 세번째 은메달리스트가 된 김은 유도인들 사이에서는 잘알려진 악돌이다.
승부근성이 유난히 강하고 오직 연습에만 몰두해온 집념의 사나이.
이날 결승전에서는 어이없이 무너졌지만 한국최초의10대올림픽 은메달리스트가 된 김은 앞으로 86년아시안게임과 88년서울올림픽에 기대가 큰 선수임엔 틀림없다.
김은 처음엔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몸이 둔한 그를 누구도 받아들이려하지 않았다. 비교적 부유한 가정서 자란 그는 체중이 불어나자 복싱선수였던 아버지 김경윤씨 (48) 가 유도를 하도록 권유했다. 이것이 유도에 발을 들여놓게 된 단순한 동기였다.
첫출발은 대구 남산국민교때. 그러나 대구중앙중에 진학한뒤부터 본격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내성적이고 고집이 센 김은 쉽사리 전국적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끈기있고 성실한 김은 유도의 명문 대구 계성고에 스카웃 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는 계성고를 전국최강으로 끌어올리는 주역이 되었고 고교시절 1백연승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친한 친구이자 라이벌이지만 재엽이가 연습하는것을보면 존경심이 우러납니다. 오늘의 영광은 재질보다는 뼈를 깎는 연습에서 온것이라 보고 싶습니다』
고교시절부터 현재까지 김의 맞수인 박한철군은 김을 이렇게 말했다.
『한번도 몸사리는것은 보지못했습니다. 허벅다리후리기 ·밧다리· 업어치기등 각종기술을 5백일동안 매일 2백여회씩 반복시켜도 꾀를 부리지않고 가장 열심히 연습합니다』
태릉선수촌에서 김을 집중적로 훈련시킨 장코치의 말이다.
김이 국가대표가된것은 83년. 줄곧 세계정상급선수인 강의석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다 83년 강을 꺾고 국내최강자가 됐다.
이해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나간 국제대회 (제3회세계청소년유도선수권대회·푸에르토리코)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차지, 국제유도계에 처음 알려졌다. 그의 강점은다양한 기술과 강한 승부근성.
허벅다리후리기와 밧다리는 국제적으로 알려진 김의 주무기로 일단 이 기술에 걸려들면 상대가 도저히 헤어나지 못하며 최근에는 업어치기까지 익혔다.
김재엽은 아직도 어리다. 그는 얼마든지 더 뻗어 나갈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