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문제 필답고사만으론 곤란|일선교사, 고입선발고사 문제점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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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선교사가 본 미술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인가.(『마당』8월호)
7년째 중학교 미술수업을 담당해온 신종봉교사 (부산대양중) 는 3학년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얘들아 교과서를묶어라. 1,2,3학년 교과서 세권을 꽁꽁 묶고 읽어라』 그림을 외어야하기 때문이다. 고입선발고사에 미술문제가 10개 나오는데, 보나마나 교과서에 있는 그림을 제시해놓고 『이것은 누구의 작품인가』『이것은 무슨 판화인가』 할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미술수업은 사생하고 칠하고 만들고 감상하는 것이어야 함을 잘 알고 있지만 읽고 외고 중요부분에 밀줄긋는 수업이 태반을 차지한다. 다듬고 꾸미고 손에 물감 묻히다가는 미술점수가 형편없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총점 2백점만점에 20분의1을 차지하는 미술과목 10점을 포기할 배짱은 누구에게도 없다.
84년도 전국고입연합고사 미술문제를 집중분석한 신교사는『지금처럼 미술문제가 국어나 국사문제와 구별이 안되는 필답고사로 우열을 가리겠다는 시도자체가 희극』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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