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터 조성원(34)이 무릎 통증으로 여덟 경기를 쉬다가 27일 오리온스전에 복귀했고, 팀의 리더인 이상민(33)은 왼손 손가락 골절로 6주 동안 코트를 비워야 할 처지가 됐다. 이상민은 25일 동부와의 경기에서 왼손 엄지손가락이 부러졌다. 부동의 국내 선수 트리오 이상민-조성원-추승균(31) 가운데 추승균만 건재하다.
이상민의 부상은 KCC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농구 경기에서 가장 공을 자주 만지는 포인트 가드의 손 부상은 치명적인 전력 손실이다. 병원에서는 완치까지 6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5라운드 초반에나 출전할 수 있다. 지금은 3라운드 막판이고 4라운드는 플레이오프 진출팀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기다.
조성원의 무릎 부상도 완치된 것은 아니다. 오리온스전에서는 25득점으로 건재를 과시했지만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 피로가 쌓이고 운동량이 많아지면 무릎에 다시 물이 찰 수 있다. 무릎에 물이 차 있는 동안엔 통증이 심해 운동을 할 수 없다.
허재(40.사진) 감독의 고민은 크다. 승률 5할(13승13패)의 불안한 레이스를 계속하는 가운데 믿었던 노장들이 줄지어 이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28일 선수들에게 하루 휴가를 주고 혼자 숙소에 머무르며 심사숙고했다. 나름대로 마련해 둔 대책은 있었던 것 같다.
"팀을 맡을 때 각오했던 일이다. 그래서 시즌 초반부터 손준영.변청운.이형주 등 백업 요원들을 자주 출전시켜 유사시 스타팅 멤버로 기용할 준비를 해 왔다. 이상민의 공백은 표명일.최승태 등으로 메워 보겠다. 이상민이 복귀할 때까지 승률 5할을 지키는 게 목표다."
이상민과 조성원의 부상은 통산 세 차례(1997~98, 98~99, 2003~04시즌) 우승에 빛나는 KCC에 내려진 적신호다. 오래 정상에 머무르던 팀의 몰락은 대개 나이 많은 주전 선수들의 노쇠와 부상으로 시작된다. 이런 팀일수록 경험 많은 사령탑이 필요하다. 하지만 허 감독은 올해 데뷔한 새내기다.
허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