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커져 본사 독점 어려워 일반기기등 신흥공업국서 싼값에 생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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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철저한 미국본사중심체제를 고집해왔던 세계최대의 컴퓨터기업 IBM이 경영전략에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합작 및 현지생산공장설치 강요로 아예 시장을 포기하고 철수해버린 일이 있을 정도로 철저한 독점전략을 유지해오던 IBM이 최근 아시아·태평양그룹의 본사기구룰 일본 동경으로 옮기는가하면 한국·대만·싱가포르·홍콩등 아시아 신흥공업국에 일부생산을 맡기는 국제분업을 모색하는등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것.
종업원수가 4O만명에 이르는 방대한 조직으로 구성된 IBM을 미본사만으로 유지하기는 어려워짐에 따라 지역별로 권한을 분산시키고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컴퓨터 하드웨어에 필요한 각종 일반기기는 보다 값싸게 공급할수 있는 해외에서 공급받는다는 것이 기본전략이다.
이에따라 이미 아시아 태평양그룹의 본사기구를 동경으로 옮기기로 결정, 약2백명의 스태프친을 보내고 있고, 유럽쪽에서도 영·불·이·서독등 4개국의 자회사에 광범위한 자치권을 주기로 결정해 미국중심의 다국적기업이란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
이와함께 생산기지를 한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옮기려는 구상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한국·대만·홍콩·싱가포르등 아시아 각국과의 관계는 예전과 전혀다른 양상을 때고 있다. 이들 국가를 값싼 섬유제품·신발·라디오등을 생산하는 기지에서 이제는 일렉트로닉스를 주축으로한 하이테그놀러지 제품의 공급 창구화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미기업들은 퍼스널컴퓨터용 터미널, 디스크드라이브, 또는 통신기기·반도체등을 이들 국가로부터 적극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IBM의 경우도 퍼스컴의 설계및 개발은 미국에서 맡지만 프린터나 기억장치등 많은 관련 부품을 이들 아시아국가를 비롯한 외부에서 공급한다는 전략을 채용했다. 즉 하나의 제품에 있어 미국은 연구개발·상품기회·판매등을 맡고 제조와 가공분야는 다른 신흥공업국에 맡기는 기능적 국제분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같은 분업체제는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컴퓨터의 하드웨어에 쓰이는 범용품등에서는 높은 부가가치를 기대할수 없는데다 적어도 가공기술에 있어서는 미국의 잇점이 두드러질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이부분을 넘겨주는 대신 상품기획·연구개발·마케팅등 이른바 경제의 소프트화·서비스화에 따른 높은 부가가치를 올릴수 있는 부문에 주력한다는 것이 미기업경영의 기본전략이 되고 있다.

<일본경제=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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