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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만 난무…안개속 수사-서울명동 여암달러상 피살 1주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서울명동성당 여자암달러상 피살사건은 23일로발생 1주일을 넘겼으나▲범인이 50대와 30대남자 2명이며▲옷차림은 베이지색 점퍼와 검은색양복이고▲천주교 신부의심부름꾼을 위장해 피해자들을 명동성당 구내로 유인,범행했을 것이란 추정뿐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못하고 있다.
사건수사가 이같이 안개속을 헤메는 것은▲사건현장에서 범인의 유류품을 거의 찾지 못했고▲결정적인 목격자를 찾아내지 못했으며 ▲암달러상 주변이나 성당 관지자로부터 수사의 단서가될만한 조언을 얻어내지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현장 부근 코피숍에서 범인과 피해자들이 만나는 것을 본 목격자를 사건발생 5일만에야 찾아내는등 초동수사의 허점도 수사해결이 늦어지는 큰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암달러상은 그 속성상 거래 상대자나 중간 소개상 (나까마)등에 대해 거의 입을 열지않고 있으며 성당 관계자도 범인을 추정할만한 어떤 단서도 제공하지않아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풀지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그동안 용의자로 4명을 추적했으나 알리바이가 밝혀졌으며 피살된 이씨가 범인의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으리라는 추정아래 이씨의 장부에 기록된 70여명의 거래자 추적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있다.

<범행과정>
정찰이 추정하는 범행과정은▲범행1주일전쯤 범인이 피살된 이종숙씨 (71) 에게 전화를 걸어 『달러를 팔겠다』고 미끼를 던진뒤▲범행 2일전인 14일하오3시쯤 이씨의 가게를 찾아와 직접 흥정을 했고▲범행당일인 16일상오9시40분쯤 전화통화로 로얄호텔 코피숍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로얄호텔 코피숍에서 이씨 일행 3명과 만난 범인 2명은 『달러를 갖고있는 신부가 성당에서 기다린다』며 이씨등을 유인해 상오11시10분쯤 성당 법원사무실로 간뒤 청소를 하고있던 기옥현씨(49) 를 살해하고 이어 노경자씨 (67)·김순옥씨(27)·이씨등을 차례로 살해했을 것이란 추정이다.
범인은 당초 범행목표였던 이씨가 달러 살돈을 넣어두었으리라 생각된 이씨의 핸드백만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
이같은 범행과정 추정에 따라 경찰은 범인이▲달러 거래에 경험이 있는 인물이며▲이씨와는 몇차례 거래를 한 면식범일 것이고▲성당과는 어떤식으로든 연고관계를 가져 내부사정을 잘알고 있으리라는 점에 수사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사>
경찰은 수사대상으로▲이종숙씨와 달러 또는 사채거래를한 1백77명▲주변 암달러상 1백40명▲동일숫법 전과자21명▲명동성당 보수공사장인부 3백26명▲현장출입자 20명등 7백여명과 공구상과 철물점7백50여곳등을 파악, 조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또 범행현장에서 50대 범인을 목격한 김종빈군 (25·가톨릭청년연합회 총무) 의 진술에 따라 이 남자의 몽타지를 작성, 현상금 5백만원을 걸고 전국에 수배했었다.

<용의자>
수사 1주일을 넘긴 현재까지 경찰은『아직 수사 기초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를 넘지 못했다』며 장기화될 조짐을 비치고있다.
경찰은 그동안 이씨와사채거래를 해왔던 박모씨 (37)·아스토리아호텔암달러상 피살사건 용의자 정모씨(48) ·명동성당 전직 청소원 남편 이모씨 (50)·전과자 박모씨 (40) 등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알리바이를 추궁했으나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는것으로 밝혀졌다.<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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