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질환|김영균<전남대의대피부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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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땀을 정상 이상으로 많이 흘리는 것을 다한증이라 부르고 다한증을 대칭성 다한증과 비대칭성 다한증으로 분류한다.
비대칭성 다한증은 신경계에 이상이 생긴 질환의 한 증상이므로 여기서는 제외하고 대칭성 다한증에 대해서만 설명해 본다.
대칭성 다한증은 다시 체온조절형과 정서적 다한증으로 구분한다.
체온조절형이란 인체 생리의 하나로 체온을 밖으로 방출하는 작용을 말한다.
우리의 뇌속에는 시상하부(시상하부)라는 곳이 있어 여기서 체온조절을 담당하고 있다.
즉 시상하부를 통과하는 열액의 온도가 높으면 열관이 확장되면서 자연 땀이 많이 나게되고 이에 따라 체열이 방출된다.
그런데 병적이 아닌 상태에서도 사람마다 발한기능에 차이가 있어 어떤 사람은 땀을 지나치게 많이 흘리고 어떤 사람은 땀을 잘 흘리지 않는다.
높은 열이 나는 병을 앓을때 땀을 흘리는 것도 체온조절 작용이며, 체온이 정상인데도 땀을 흘리는 것은 뇌중추의 체온조절 기능이 불안해져 제대로 통제를 못하는 때문이다.
이런때 나는 땀을 우리는「식은땀」 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생리차에 의한 땀이나 뇌중추 불안에 의한 땀은 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는 달리 어떤 질병에 따른 대칭성 다한증도 있다. 결핵이나 말라리아 같은 감염성 질환을 앓는 중이나 회복된 후, 알콜중독이나 통증, 또 구토를 한 후에 나타나는 다한증과 당뇨병·갑상선기능항진증·하수체 기능항진증·비만증·폐경기·악성종양시에 나타나는 다한증이 모두 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정서적 다한증이란 흥분했을 때 손이나 발바닥·겨드랑이 등에 땀이 많이 나는 것을 가리킨다. 때에 따라서는 대퇴부 안쪽이나 얼굴에도 땀이 많이 나는 수가 있다.
정서적 다한증이 심한 사람은 글을 쓰려면 노트가 젖을 정도로 손바닥에 땀이 많이 나거나 학생이 교복겨드랑이가 다 젖을 정도로 땀이나 고민하는 것을 흔히 본다.
이런 다한증은 남녀 구별없이 소아기나 사춘기 때 발병하는데 흔히 가족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여러가지 피부질환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수도 있다.
정서적 다한증은 일단 발병하면 지속되다가 25세 정도를 넘기면서 자연 치유되는 경향도 있다. 원인은 정서적·정신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생리적 발한현상이 지나치게 촉진된 경우와 구분하기가 어렵다.
다한증의 치료는 쉽지 않다. 환부에 외용제를 바르거나 자율신경 조절약인 창콜린제를 투여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치료이고 또 부작용도 많이 따른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교감신경 절제술이지만 이 수술은 특수한 전문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해 받아야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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