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성금, 감동 사연 공무원들의 온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대구농협 농가주부모임 회원들이 26일 대구시 교동 요셉의집에서 열린 '떡국 나누기' 행사에서 노숙자들에게 떡국을 나눠주고 있다. 대구=조문규 기자

인천 연수구 '청우회' 350만원

◆ 아름다운 폐품="도움을 받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도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자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인천 연수구의 도로환경미화원 모임 '청우회'는 지난 주말 올해 어렵게 모은 350만원을 소년소녀가장 10명에게 20만원씩 전달하고 동춘동의 장애우 복지시설 명심원을 찾아 중환자용 깔판 등 100만원어치를 전했다. 이어 연수동의 장애우 시설인 '평화의 집'에는 쌀 14포대를 실어다 주었다.

350만원은 회원 72명이 올해 거리 청소를 하면서 수집한 고철.파지 등을 팔아 차곡차곡 모은 돈이다. 예전 같으면 고된 일과 후 목을 추기는 막걸리값으로 지출됐던 돈이었다. 회원들은 지난해 6월부터 거리 청소에서 얻어지는 고철.파지 등을 정성스레 모아 비번 날이면 돈으로 바꿔 나갔다. 특히 쓰레기 무단 투기 신고를 처리하는 청소기동팀이 앞장섰다. 무단 투기 쓰레기 중에는 냉장고.세탁기 등 값나가는 고철 쓰레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6개월여 동안 땀 흘려 모은 200만원을 크리스마스 이브 명심원에 전달했다.

임윤수(54) 청우회 회장은 "남을 돕는 일이 이렇게 즐거운 줄 몰랐다"며 "내년 연말에는 더 많은 이웃을 찾아갈 수 있도록 폐품을 열심히 모으겠다"며 환히 웃었다.

커피값 아껴 2250만원
의정부시청 900여 명

◆ 사랑의 커피값=경기도 의정부시 공무원 900여 명은 올해 커피값 등을 아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2250만원을 23일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김모(8)군 등 15명의 어린이 환자에게 150만원씩 치료비로 전달했다.

시 공무원들은 이를 위해 실.과.소별로 60여 개의 '사랑의 저금통'을 설치, '하루 한 잔 덜 마신 커피값'을 모아 성금으로 적립했다. 여기에 과장 이상 간부 공무원 26명도 매달 3만원씩 890여만원을 자발적으로 적립, 힘을 보탰다.

김문원 의정부시장은 "시의 전 공무원이 한마음으로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전하는 이 행사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살피는 사회적 분위기로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호프데이 열어 490만원
남양주시청 15명

◆ 사랑의 연탄=남양주시 공무원직장협의회 소속 공무원 15명은 6일 오전 혼자 사는 김덕천(76) 할머니 집에 연탄을 옮기느라 영하의 날씨 속에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창촌리 마을 어귀에서부터 한 줄로 서서 구슬땀을 쏟았다. 이들은 30여 분 동안 연탄 200장을 트럭에서 내려 김 할머니 집 창고에 가지런히 쌓아 주고 할머니를 위로했다. 이어 이날 시 관내에 혼자 사는 70가구에도 사랑이 담긴 연탄을 전달했다. 이들은 10월 28일 남양주시청 대회의실과 구내식당에서 경기도 공무원 밴드경연대회를 겸한 호프데이를 열어 동료 직원과 주민을 상대로 이웃 돕기 성금 490여만원을 마련, 연탄 1만4000여 장을 구입했다.

인천.의정부.남양주=정기환.전익진 기자

<einbaum@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