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눈덩이·빙판 방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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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폭설이 그친 지 나흘이 지났음에도 바깥 차로에 눈이 쌓여 있는 광주 서구 월산동 도로(上). 바닥에 눈이 울퉁불퉁 얼어 붙어 교통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서구 치평동 도로(下). [양광삼 기자]

폭설이 내린 지 나흘이 지났으나 제설작업이 큰 길 위주로 이뤄지면서 작은 길과 골목길 등은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제 때 치우지 못한 눈이 얼어 붙으면서 얼음덩어리로 변해 크고 작은 교통사고 등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시와 각 구는 폭 4m 이상 1248㎞의 도로 중 270여곳 268㎞에 대해 제설대책을 펴고 있으며, 폭 20m 이상 도로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자동차 앞 무진로와 광주~송정 도로 등 적지 않은 도로가 중앙선 부근과 갓길쪽 차로는 눈과 얼음덩어리가 치워지지 않아 통행 가능 차로 수가 줄어들었다. 상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상인들이 점포 앞의 눈을 도로 가운데로 밀어내면서 노면이 울퉁불퉁하고 미끄러워 차량들이 제대로 달리지 못할 뿐 아니라 교통사고 위험이 많다. 광산구 일부 도로에선 날카로운 얼음덩어리로 인해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출.퇴근길 교통정체가 평소보다 훨씬 심해졌다. 또 시청과 구청 도로 관련 부서에는 늑장 행정을 비난하는 항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시와 구들는 굴삭기와 그레이더 등을 동원해 간선도로의 얼음덩이를 깨고 있으나 인력과 장비의 부족 등으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동구의 경우 그레이더를 긴급 투입했으나 큰 도로 위주로 작업을 벌여 충장로 1가~전남대 병원 사거리 등은 눈이 두께 10㎝ 이상 얼어 붙어 통행차량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시 서구 관계자는 "시에서 제설대책 비용으로 구마다 4000여만원씩 내려 보냈으나 내년도에도 대비해야 하는 만큼 얼음덩어리를 치우는 데 돈을 다 쓸 수 없다"며 "주민들이 2~3일 더 불편을 감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폭설 때 도로변에 주차해 놓았던 차량을 계속 방치하거나 상가나 집 앞의 눈 치우기를 외면하는 시민의식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도 높다.

상당수 지역에선 주민들이 눈을 치우면서 이를 도로 가운데로 밀어낸 것이 가파른 요철을 만들어 냈다.

산수도.지산동.양동.봉선동.문흥동 등 주택가에서는 주차된 차량들 때문에 구청의 굴삭기 등이 들어가지 못해 얼음덩어리를 치우지 못하고 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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