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새해 아침 밥도둑 납시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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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칼칼한 보쌈김치 한 입, 깔끔한 편수 한 그릇 어떠세요

새해 첫날, 온 가족이 모인 식탁 위에 어떤 음식을 올릴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 떡국. 하지만 가족들이 "또 떡국이야?"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것이 뻔하다.
만드는 입장에서도 늘 똑같은 음식만 준비하기가 지루하기는 마찬가지.
한번쯤은 "정말, 뭐 좀 색다른 것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은 "사실 떡국.갈비찜.잡채 등 흔히 떠올리는 메뉴들은 설음식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며
"우리 조상은 보다 다양한 설음식을 즐겼다"고 말한다.
윤 소장의 도움으로 새해 상에 올릴 색다른 전통음식 4가지를 소개한다.

정리=신은진 기자

보쌈김치=절인 배추 사이사이에 다양한 고명을 넣고 배추 잎으로 싸서 만든 별미 김치. 향긋한 향이 입맛을 돋워준다.

재 료 배추 3포기, 무 1개, 굵은소금 2와 1/2컵, 갓.실파 50g, 미나리 100g, 표고.석이버섯 3~5장씩, 밤 3개, 대추 5개, 실고추 약간, 잣 2큰술, 새우젓 1/2컵, 조기젓 150g, 생굴 1컵, 낙지 1마리, 배 1개, 파 2뿌리, 마늘 2통, 생강 50g, 고춧가루 2컵, 고운소금 4큰술, 설탕 3큰술

이 렇 게 배추와 무는 길이로 반을 갈라 굵은소금으로 절이고 갓.실파.미나리는 3~4㎝ 길이로 썬다. 굵은 파는 채 썰고 불린 버섯도 손질하여 채 썬다. 밤은 껍질을 벗겨 납작하게 썰고, 대추는 돌려깎기하여 채 썬다. 실고추는 2~3㎝ 길이로 자르고 잣은 고깔을 뗀다. 새우젓은 건지만 건져 곱게 다지고 조기젓은 저며 둔다. 생굴과 낙지는 소금물에 씻어 건진다. 낙지는 굴 크기로 썬다. 절인 배추는 3cm 길이로 썰고 무와 배는 가로.세로 2.5cm, 두께 0.3cm 정도로 나박썰기한다. 미지근한 물에 고춧가루를 넣고 불린 다음 파.마늘.생강 등과 젓갈을 넣어 고루 섞는다. 준비한 모든 재료를 함께 넣고 버무리면서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한다. 그릇에 배추 겉잎을 2~3장 펴놓고 버무린 김치를 소복하게 담은 뒤, 준비한 고명을 얹고 배추 잎을 마주 덮어 감싼다.

양동구리=양(소의 위)의 깃머리를 다져 달걀과 녹말가루에 섞고 지진 전(煎). 양은 곱게 다지지 않으면 전이 울퉁불퉁하고 질겨지므로 주의하자.

재 료 양 깃머리 400g, 소금 1큰술, 밀가루 1큰술, 식용유 5큰술, 간장.식초.물 각 1큰술

양념재료 다진 파 1/2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생강즙 1작은술, 후춧가루 1/4작은술, 참기름 2큰술, 녹말가루 3큰술, 달걀 2개

이 렇 게 양은 소금과 밀가루로 문질러 씻어 안쪽의 기름덩어리를 떼어낸다. 끓는 물에 양을 잠깐 넣었다 꺼내 막을 긁어내고 곱게 다진다. 그런 다음, 녹말가루와 달걀을 풀어 양과 섞고 양념재료를 넣는다. 고루 섞어 반죽을 만든 뒤, 달구어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한 수저씩 떠서 동그랗게 지진다. 간장.식초.물을 섞어 초간장을 만들어 함께 낸다.

편수(片水)=육수에 간장과 소금으로만 간을 해 깔끔한 맛을 낸 만둣국. 만두는 네모나게 빚어, 버섯과 숙주 등 야채를 많이 넣고 퍽퍽하지 않게 만든다.

재 료 밀가루 2와 1/2컵, 물 2/3컵, 쇠고기 200g, 표고버섯 5장, 숙주 300g, 호박 1/2개, 잣 4큰술, 달걀 2개, 미나리 5줄기, 밀가루 .식용유 각 1큰술, 초간장(간장.식초.물 각 1큰술), 육수(쇠고기 사태살 200g, 물 10컵, 국간장 1큰술, 소금 1/2큰술), 소금 약간.

쇠고기 양념장 재료 간장 1큰술, 소금 1/2큰술, 후춧가루 1/4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물 8컵

표고버섯 양념장 재료 다진 파 2작은술, 간장.다진 마늘.깨소금.참기름 각각 1작은술, 소금.후춧가루 약간씩.

이 렇 게 밀가루는 소금과 물을 넣고 반죽해 30분 정도 촉촉한 면보에 싸둔다. 반죽을 얇게 밀어 가로.세로 8cm 정도로 만두피를 만든다. 쇠고기는 곱게 다지고, 불린 표고버섯은 가늘게 채 썰어 각각 준비한 양념장에 넣고 무친다. 달구어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고기와 버섯을 볶는다. 숙주는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쳐 물기를 짜고 잘게 썬다. 호박은 채 썰어 소금에 살짝 절였다가 물기를 짜서 팬에서 파랗게 볶는다. 쇠고기와 준비한 채소를 모두 함께 넣고 만두소를 만든다. 만두피를 도마 위에 놓고 만두소와 잣을 함께 올린다. 만두피의 네 귀를 모아 붙여 네모나게 한 뒤, 김이 오른 찜통에서 10분 정도 찐다. 달걀은 지단을 부쳐 마름모꼴로 썬다. 그릇에 찐 편수를 넣고 육수를 부은 뒤, 지단을 올려 초간장과 함께 낸다.

수수부꾸미=수수와 찹쌀가루를 섞은 반죽에 소를 넣고 지진 떡. 수수 특유의 고소한 맛과 찹쌀의 쫀득한 질감이 섞여서 조화를 이룬다.

재 료 찹쌀.수수가루 각각 5컵,녹두 2컵, 팥앙금 100g, 대추 10개, 석이버섯 3장, 쑥갓 30g, 꿀 1컵, 설탕 1/ 2컵, 식용유 1컵, 설탕 1/2컵, 소금 적당량.

이 렇 게 찹쌀은 여러 번 씻어 일어서 물에 8~12시간 정도 담갔다가 건진다. 소금을 찹쌀에 넣고 빻은 뒤, 체에 내려 고운 가루를 만든다. 가루를 끓는 물로 익반죽하여 직경이 6~7cm 정도 되도록 동글납작하게 빚는다. 수수는 문질러 씻어 물에 담갔다가 붉은 물이 우러나면 3번 정도 물을 갈아 주면서 8~12시간 정도 담그어 둔다. 그런 다음 소금을 넣고 가루로 빻아 체에 내린다. 역시 익반죽하여 찹쌀과 같은 크기로 빚는다. 녹두는 8~12시간 정도 불렸다가 문질러 씻어 껍질을 벗기고 돌 없이 일어 물기를 뺀다. 이것을 찜통에 넣고 40분 정도 찐 뒤, 소금.설탕을 넣고 으깨어 밤톨만 하게 빚는다. 팥앙금도 밤톨만 하게 빚어 소를 만든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익반죽을 올린다. 한 면이 익으면 뒤집어 녹두소와 팥앙금 소를 각각 넣고 반을 접어 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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