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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첨단기술의 대축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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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로스앤젤레스=올림픽 특별취재반]소련을 비롯한 14개국의 공산권을 포함, 17개국이 LA올림픽불참을 선언하자 LA올림픽조직위원회(LAOOC)는 경기스케줄에서부터 호텔예약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해 한때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최신의 컴퓨터시스팀은 수일만에 모든 변경사항을 처리해주었다. 컴퓨터의 첫 번 째 위력이 과시된 것이다.
세계 첨단산업의 고향인 실리콘밸리에서 불과 4백80km떨어진 곳에서 개최되는 이번 LA올림픽은 각종 첨단산업기기가 총동원된 첨단기술의 대제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LA올림픽조직위원회는 LA올림픽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최첨단컴퓨터시스팀인 「전자식정보전달시스팀(EMS)」를 도입해 만반의 준비를 갖춰 놓고있다.

<소 불참파동 곧 극복>
1만여 평의 선수가 참가, 16일 동안 23개 경기장에서 일제히 벌어지는 게임과정을 전세계 25억의 지구가족에게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게 된다.
LA올림픽 지원단 「마이클·마운트」부단장은 『세계는 우리가 마련한 EMS를 통해 보다 정확한 경기결과를 보다 빠르고 보다 다양하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했다.
각 경기장에는 컴퓨터 단말기가 설치돼 있는데 이 앞에 앉아 선수들은 다른 경기장에 있는 자신의 코치와 단말기 스크린을 통해 대화를 할 수 있고 자신의 경기일정을 점검해 볼 수도 있으며 콜택시를 원하는 장소까지 부를 수도 있다.
LA올림픽에 동원되는 컴퓨터는 IBM4381형 2대와 AT&T사의 마이크로컴퓨터 14대 및 1천7백대의 AT&T사의 컴퓨터단말기, 3천대의 모터롤러사 무선호출기 등이다.
이들 각종 첨단기기는 메인시스팀과 EMS로 나뉘어 선수·코치·임원·보도진 등 관계자들에게 서비스된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 설치된 IBM메인컴퓨터는 선수단 및 관계자 숙소관리, 입장권판매, 경기일정안내, 경기결과 안내 등의 역할을 하게된다. 이를 위해 AT&T사가 제공한 1천7백대의 컴퓨터단말기는 23개 경기장에 배치돼 게임종료 즉시 결과가 메인시스팀으로 입력이 되고 선수·코치·보도진 등은 60초 이내에 결과를 단말기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또 메인시스팀에는 각 종목별 역대 올림픽기록과 세계기록, 참가선수의 인적사항 및 경력·키·몸무게 등 각종 신체조건 등이 입력되어있다. 따라서 경기 전에 상대방선수의 정보를 미리 알 수 있고 게임 후에도 입상선수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함께 그 게임에서 수록된 기록이 역대올림픽기록과 비교해 어느 수준인가를 쉽게 알아볼 수 있어 이미 도착해 취재활동을 시작한 기자단들을 놀라게 하고있다.

<기사용 자료도 만전>
이러한 방대한 자료입력 및 서비스를 위해 IBM사와 AT&T사는 각각 4백만 달러에 상당하는 각종 장비를 LAOOC측에 기부했다.
컴퓨터가 최초로 올림픽경기운영에 도입된 것은 1960년 미 스쿼밸리(Squaw Valley) 동계올림픽에서였다.
이곳 LA올림픽에서 컴퓨터의 덕은 보도진들이 가장 많이 보고있다.
사용신청을 한 보도진들에게는 자신의 고유번호와 함께 어느 곳에서든 컴퓨터 단말기를 사용할 수 있게된다. 단말기를 통해 메인컴퓨터에 입력된 각종자료를 꺼내 보면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전자호출기도 등장>
기사작성은 워드프로세싱 기능을 갖춘 단말기로하고 수정·보완을 거친 후 스위치만 누르면 본사의 텔렉스로 직접 전송이 돼 경기취재에서 지면제작까지의 시간을 대폭 단축하게 된다. 이 시스팀은 라틴어를 사용하는 나라에만 가능하다. 또 .단말기에 나타난 각종자료는 옆에 비치된 프린터를 통해 언제든지 복사해낼 수 있다.
모터롤러사가 제공하는 전자호출기는 북단의 샌타바바라에서부터 남단의 란초샌타페이에 이르기 까기 경기장이 흩어져 있는 남 캘리포니아 전역을 커버하는 것으로 40자까지의 영문자 표기가 가능해 표시된 호출목적을 보고 호출에 응하느냐, 다른 임무를 먼저 수행하느냐의 선택을 할 수 있다. 호출을 받고 단말기 앞으로가 자신의 고유번호를 누르면 자신에게 보내진 각종 메시지가 화면에 나타나고 메시지를 보낸 상대방을 불러 대화도 나눌 수 있다. 메인스타디움인 메모리얼 콜러시엄에서 불과 4km 떨어진 남 피게로아가에 자리잡은 LA의 컨벤션센터에 설치된 메인 프레스센터에는 6백12명의 기자들이 동시에 일을 볼 수 있는 각종 시설과 65개의 통신사 사무실, 1백20대의 전화, 60대의 텔렉스, 40대의 복사기 등이 마련돼 취재활동을 돕는다.
LA올림픽의 독점중계권을 따낸 미 ABC-TV는 할리우드의 선셋1가에 있는 스류디오에 「국제방송센터」를 설치하고 세계 1백여 국가 방송국에 화면을 제공하게 되며 이 화면은 통신위성을 통해 세계의 25억 시청자들이 시청을 하게 된다.

<국제방송센터 설치>
「국제방송센터」에는 1천6백여 명의 엔지니어를 포함, 2천5백여 명의 제작진들이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되며 경기장에는 2백8대의 카메라가 배치되고 32대의 이동중계차가 현장을 뛰게 되며 3백50대의 VTR가 프로그램제작에 동원되는 매머드규모다.
ABC의 화면서비스는 각국의 TV보도진 1천6백여 명에게 제공돼 자국으로 보내진다.
ABC에서 잡은 각종 경기장면은 비디오테이프에 수록돼 경기종료 후 수 시간 후면 보도진 및 관계자들에게 공개된다. 동시에 진행되는 경기의 경우 이 비디오테이프를 통한 사후취재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프레스센터에는 24대의 VTR가 비치돼 1천2백 가지의 각종 경기화면을 24시간 서비스할 예정이다. 각종 기자회견도 모두 녹화돼 기자들이 다시 볼 수 있도록 제공된다. 기자회견은 영·불·독·스페인어로 동시 통역된다.
LAOOC측의 가장·큰 걱정은 방대한 컴퓨터시스팀에 의존해 치러지는 이번 올림픽이 이 시스팀이 고장날 경우 올림픽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입장티켓판매용 컴퓨터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티켓을 「매진」으로 알리는 실수를 범해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컴퓨터고장에 대비, LAOOC측은 모든 컴퓨터를 2중으로 배치해 놓고 있어 고장의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물론 안심만 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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