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신정자 '4쿼터의 산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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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신정자는 쓰레받기 같은 선수예요. 흘러가는 공, 튀는 공, 죄다 쓸어 담아 넣으니까요. 뒤치다꺼리는 다 하는 거죠."

이문규 국민은행 감독이 경기 후 신정자를 앞에 두고 한 말이다. 이 감독의 말에 신정자는 "그냥 눈 딱 감고 죽을 각오로 뛰는 거죠"라고 능청스레 받아넘겼다.

신정자(15득점.10리바운드)가 경기 종료 직전 '눈 딱 감고 한' 플레이가 팀을 구했다.

종료 15초를 남기고 국민은행이 61-58로 앞선 상황, 국민은행 곽주영의 두 번째 자유투가 림을 맞고 튕겨 나오자 네 명의 선수가 동시에 뛰어올랐다.

삼성생명 탄젤라 스미스(9득점), 나에스더(7득점), 변연하(21득점), 그리고 국민은행 신정자였다. 3 대 1 싸움에서, 그것도 자유투 공격 리바운드 상황에서 볼을 따낸 것은 신정자였다. 승부를 결정 짓는 리바운드였다. 신정자는 리바운드 과정에서 변연하에게 밀려 코트에 쓰러졌지만 잡은 공을 놓지 않았다. 변연하의 파울.

신정자는 여기서 얻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63-58을 만들었다. 삼성생명 박정은(13득점)이 2점을 보탰지만 뒤집기에는 모자란 점수였다.

여자 프로농구 국민은행이 23일 천안에서 벌어진 2006 겨울리그 홈 경기에서 4쿼터에만 8득점.3리바운드를 올린 신정자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생명을 63-60으로 꺾고 개막 후 2연승 했다.

20일 우리은행과의 개막전에서 4쿼터에만 9득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던 신정자가 다시 한번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경기였다.

이 감독은 "신정자가 온몸으로 골밑을 막아주는 동안 정선민이 경기를 조율하고 티나 톰슨이 꾸준히 득점을 올려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선민은 15득점.10리바운드.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톰슨은 21득점했다.

천안=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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