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 발표한 문씨 즉각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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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난 26일부터 4일 동안 서울삼청동 대검별관에서 조사를 받아오던 문형태씨가 29일 낮12시20분쯤 별관에서 풀려났다.
문씨는 검찰 측이 제공한 승용차에 올라타기에 앞서 별관마당에서 보도진들과 잠시 만나 『죄송하다』고 전제하고 『정내혁씨의 부정축재에 대한 확증 없이 진정서를 낸데 대해 사과 드린다. 국가사회에 잠시나마 물의를 일으켜 책임감을 통감하며 앞으로 정치에서 손을 떼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문씨는 『정씨와 지역에 얽힌 감정이 투서의 동기였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역감정도 있었으나 사회비리를 척결하겠다는 공분이 앞섰다』고 했다.
말끔하게 머리를 빗고 연한 감색 싱글 양복에 넥타이를 맨 문씨는 조사를 받던 별관에서 나와 잠시 눈이 부신 듯 주위를 살피다 무표정하게 말문을 열었으나 『사회 비리척결』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목청을 높였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문씨는 승용차 옆에서 잠시 보도진과 만난 뒤 바로 서울1가3003호 검은색 마크Ⅳ 승용차에 수사관 1명과 함께 타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서울신당3동340의73 집으로 향했다.
신당동자택에 도착한 문씨는 보도진들이 몰려들어 플래시를 터뜨리자 약간 상기되어 굳은 표정으로 경비원에게 『대문을 닫아라』고 말한 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족들은 문씨를 만나려고 몰려든 보도진에 『피곤한 분이니 좀 쉬게 하자』 며 문씨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문씨와 함께 대검별관에서 조사를 받아온 문씨의 측근 윤덕만씨 등 6명도 문씨가 풀려난 30분 뒤인 낮 12시50분쯤 검찰 측이 제공한 승용차2대에 나눠 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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