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2002월드컵 때 축구 보러 왔다 한국에 반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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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국내에도 팬이 많은 록 밴드 위저(Weezer)는 한국과 인연이 멀다. 지난 여름 예정됐던 첫 내한 공연이 취소되면서 위저 팬들은 가슴을 쳐야 했다. 그런데 리더 리버스 쿠오모(33.사진)는 좀 다르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때 축구를 보러 한국에 왔다. 게다가 10년 전 2집 앨범을 낼 땐 한국계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비록 일본 스케줄 때문에 혼자서 잠시 들른 것이긴 하지만 최근 한국을 방문한 그를 만났다.

위저 멤버는 괴짜들이 많다. 쿠오모도 마찬가지다. 그는 하버드대 영문학과에 다니고 있다. 음악이 아닌 영문학을 전공하는 이유를 "남들은 5살 때부터 피아노를 쳤다는데, 나는 기타를 10대에 시작했을 뿐이라서"라고 말하는 식이다. 그들의 음악도 좀 별난 편이다. 물론 유쾌하고 매력적인 음악이지만.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 릭 루빈이 우리가 너무 괴짜스러워서 세계적인 밴드가 못 되는 거라고 지적했어요. 우리끼리 이해하는 것만 표현했다면서요."

지적을 받아들인 덕분일까. 그가 작곡한 '베버리힐스'는 2005년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록 음악' 부문 후보에 올랐다.

"월드컵 때 한국인이 보여준 엄청난 열정에 반했어요. 우리(미국인)를 적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친절하게 안내해줬거든요. 게다가 여성들이 아름답잖아요." 그가 아는 한국 노래는 JK김동욱의 '미련한 사랑'뿐이다. 월드컵 때 택시에서 우연히 듣게 된 노래. 미국으로 돌아가 한국인 친구가 갖고 있는 음반을 뒤져 그 곡을 찾아냈단다.

"중국이나 일본 음악은 많이 들어봤는데 한국 노래는 아직 잘 몰라요. 한국 공연도 꼭 하고 싶어요."

글=이경희 <dungle@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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