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바람 아내·자녀4명살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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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광주=박근성기자】아내의춤바람을 의심한 남편이 말다툼끝에 길이40cm가량의 부엌칼로 아내를 살해한 뒤 잠에서 깨어난 자녀4명을 모두 죽이고 자신은 농약을 먹고자살했다.
5일 상오5시쯤 전남광산군대촌면대지리455 이방휴씨(47·노동)집에서 이씨가 부인봉연남씨(36)에게 춤바람난것을 따지다 칼로 부인 봉씨의 등과 목등을 찔러 숨지게한뒤 잠에서 깨어난 장녀 은미양(l6·대촌중3년), 장남 영기군(13·대촌중1년) ,2녀 은하(10·대촌중앙국교3년), 3녀 은정 (8· 대촌중앙국교1년)양동 4명도차례로 난자해 죽였다.
이씨자신은 집안에 있던 제초제를마시고 자살했다.

<범행>
주민들에 따르면 숨진 부인봉씨는 지난15일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다가 23일저녁 대촌면소재지에서 남편이씨에게 발견돼 집으로 끌려온뒤 24일 초저녁부터부부싸움을 벌였다는것.
이씨는 전기기술공으로 공사장을 찾아 10∼20일씩 집을 비우는 일이 잦았으며 24일에는 동네 부인들로부터『당신 부인이 춤바람이 나 집을 나갔었다』 는 말을 듣고 이를 확인하기위해 23일데려온 부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일을 저질렀다.
주민들은 24일 초저녁 이씨집에서 장녀 은미양이 『아빠, 이제 그만싸우세요.엄마를 용서해주세요』 라고 애원하는 소리가 들렸으나 곧이어 잠잠해져 이씨가족들이 잠자리에 든것으로 생각했다는것이다.

<현장>
사건현장은 이날 새벽 이웃에 사는 이씨의 삼촌 이승문씨(67)가 꿈자리가 뒤숭숭해 이씨집을 갔다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이씨 가족들은 부인봉씨가 뒷마당에, 아이들은 앞마당과 안방·뒷마당등에 각각쓰러져있어 살해당시 온가족이 모두 잠에서 깨어나 달아나려했던 흔적이 있으며 부인봉씨는 모기장을 뒤집어쓴채 쓰러져있었다.
장녀 은미양은 두손으로 칼을 잡은듯 양손바닥이 칼에 그어져있었으며 장남영기군은 칼에 맞은듯 한참을 기어가면서 몸부림친 자국이 남아있었다.

<이씨주변>
이들 부부는 6년전 결혼, 슬하에 1남3녀를두고 그런대로 단란하게 살아왔으나 유산이 없고 빈몸으로 남편 이씨가 1년전부터 경기도지방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해 생계를 꾸려왔다.
이씨는 고향에서 국민학교를 졸업, 노동일을 주로 해왔는데 평소 술을 좋아하고 내성적이고 우직한 성격이었으며 봉여인은 얼굴이 비교적 고운편이며 성격이 활달한 편이었다

<사건발단>
이씨는 1∼2 개월만에 한번씩 집에 돌아와 묵고갔는데 최근 부인 봉씨가 화장을 짙게하고 매일같이 광주시내 나들이를 나간다는 주민들의 말을 듣고 흥분한 상태였다는것.
남편 이씨는 지난20일 집에 돌아왔는데 한마을에 사는 동생 남휴씨(35)로부터『형수의 거동이 수상하다. 화장을 짙게하고 광주로 자주 나가는것으로 보아 춤바람이 난것같다』 는 말을 전해듣고 『잘살아보려고 이 고생을 하고있는데 아내가 그런짓을 할줄 몰랐다』 며 격분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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