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폐수웅덩이 40여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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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름철 한강이 중병을 않고 있다. 여의도를 비롯, 암사동에서 김포에 이르는 한강 36km구간에 방치된 40여개의 대형웅덩이에 폐수등이 괴어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파리·모기가 들끓어 시민건강을 위험하는가 하면 심한 악취로 한강변 아파트단지의 주거환경을 해치고 있다. 이처럼 심한 수질오염은 한강개발을 말은 건설회사들이 저수로를 만들기 위해 골재 채취를 하면서 생긴 웅덩이를 방치, 이 웅덩이로 흘러든 생활하수가 무더워진 날씨에 급격히 썩고 있기 때문이며 오염도는 상류보다 여의도하류쪽이 심해 독수원으로 변하고있다.
최근 물고기가 잇달아 떼죽음을 당하자 서울시는 웅덩이에 괸물이 흐르도록 수로를 파고 업자들은 죽은 고기를 고수부지에 묻는등 눈가림식 조치만 할뿐 근본대책을 외면하고 있다. 이바람에 앞으로 날씨가 더 무더워질수록 물고기의 피해지역은 상류쪽으로 확산될것으로 우려된다.

<여의도주변>
여의도동쪽A건설이 시공하고 있는 제3공구에는 모두 5개의 큰웅덩이가 패어져있다. 지난18일 물고기가 떼죽음한 서울대교밀 체육공원근처 웅덩이는 가로 1백50m, 세로 5백여m로 건설회사측이 모래를 채취한뒤 사방에 임시도로를 만들어 수로가 막혔으며 여의도에서 나오는 하수관이 이 웅덩이로 연결돼 물의 오염을 가속, 물고기의 떼죽음을 몰고온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서울시는 여의도의 아파트와 빌딩들이 정화조청소를 제대로 하지않아 하수가 크게 오염됐으며 이것이 물고기를 죽인 직접원인이 된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8천9백가구(상주인구4만명)에 87개빌딩이 있는 여의도에서는 하루3만t의 하수가 배출되는데 이 하수가 모두 4개의 하수관을 통해 북쪽으로 나온다.
20일 원효대교밑 물고기떼죽음도 역시 A건설이 골재를 채취하고 모래와 자갈을 둥글게 막아놓은곳.
A건설측은 물고기가 계속 죽자 인부를 동원, 죽은 물고기가 뜨는대로 건져내고 있다.

<성산대교주변>
성산동 분뇨처리장 배수와 불광천물이 한강으로 들어가는 성산대교밑은 숨쉬기가 거북할정도로 악취가 난다. 이곳은 1공구 담당자인 B건설이 강안쪽에서 파낸 모래를 차로 실어내기위해 강바닥에 임시도로를 타원형으로 만들어 불광천에서 내려온 물이 병들며 제대로 빠지지못하고있다.
이때문에 물이 심하게 썩었으며 물고기는 몰론 어떤생물도 살지못하고 있다. 불광천하류에서 일하던 한 인부는이 물에 발목이 빠져 곧 씻었으나 빠졌던 부위가 붉게 부어오르고 염증이 생겨 병원에 이틀간 다녔다고 말했다.

<난지도>
성산대교에서 행주대교에 이르는 난지교앞 공사장에도 군데군데 크고 작은 웅덩이가 패어져 더러운 물이 차있으나 빠지지 못해 악취가나고 있다.

<중지도>
제1한강교 중지도 동쪽에 큰웅덩이 2개, 제2한강교중지도 서쪽에 1개의 웅덩이가 패어져있으나 역시 공사용 임시도로가 둘러쳐져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는 바람에 「죽은 연못」이 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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