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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울러 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살인 로보트의 탄생」-. 최근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공상 아닌 실화로 한 신형무기를 소개하고 있었다.
그 이름은 프라울러(prowler). 『논리적 적 대응능력을 가진, 프로그램 할 수 있는 로보트 감시자』라는 영문의 두 문자를 모아 만들어졌다.
미국 콜로라도주 돈튼의 로보트 방어체제(RDS) 제품. 두 개의 M60 기관총과 수류탄 투척기를 장비한 축소판 탱크 모양이다.
군사기지나 야외기지를 순찰하다가 침입자가 있으면 여지없이 사살해 버리도록 만들어졌다.
물론 적의 식별을 위해 마이크로컴퓨터와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거리측정기도 장치돼 있다. 수요자가 원하면 다른 장비도 덧붙일 수 있다.
현재 대당 가격은 20만달러. 그러나 고도로 훈련된 경비원의 연간 비용이 30만달러인 점에서 그건 비싼 편은 아니다. 피곤해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조는 일이 없다는 게 더 장점이다.
다국적기업 벡텔은 중동지역 건설현장의 경비를 위해 벌써 이를 주문하고 있다. 중동의 왕족들은 왕궁경비용 로보트 구입에도 4백만달러를 계상하고 있다.
메사추세츠주 워번의 데닝사는 올 가을 로보트 예수도 내놓을 계획이다. 탈옥수 적발은 물론 인간 간수들에게 경고도 방송해주는 로보트다.
전쟁로보트도 나올 참이다. 미 육군성은 탱크 모양의 「자동육차」를 만들기 위해 85년에 8백만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전장을 누비면서 아군과 적을 가려가며 싸워주는 로보트다.
88년에 첫 선을 보일 이 로보트의 주요 목표는 적의 탱크. 그러나 로보트가 적을 식별하는 능력은 컴퓨터가 할 것이다. 작년에 사이언스 다이제스트지는 미래의 전쟁을 「컴퓨터 전쟁」으로 명명하기도했다. 『사람을 살상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국가의 정치·경제·군사컴퓨터들을 파괴하면 전쟁은 끝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작년에 미 육군은 「에얼랜드전투 2000년」이란 보고서를 발표한 적도 있다.
서기2000년에는 바이오닉 병사와 전쟁로보트가 전쟁의 주역이 된다는 예고다. 로봇이 조종하는 비행원반과 광선무기를 가진 로보트차량이 사람 대신 전장을 종횡무진 누빈다는 공상도다. 과학자들 중엔 「바보」에게 무기를 맡기는 인간의 행동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인간부재의 대리전쟁시대일수록 그 양상은 더 잔혹해질 수 있다. 그때는 인간의 도덕적 책임은 어디에 가서 물어야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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