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책잦은 프로스포츠 지도자는 서럽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국내 프로스포츠가 경기지도자의 교체를 다반사로 여겨 건실한 발전에 역행하고 있다.
사실상 여명기에 불과한 축구와 야구의 각프로구단은 존립과 성장의 뿌리가 채내리기도 전에 눈앞의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 일시적인 성적부진에 대해 문책을 하기 일쑤다.
따라서 코칭스태프는 가시방석에 앉은 극도의 불안속에 장기적인 훈련과 전략운용에 의해서만 가능한 팀의육성과 전력강화를 꾀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코칭스태프의 간과할수 없는 비위나 능력부족이 아니고 스포츠에 전문적 식견이 없는 구단운영자들의 경솔한 전단에 의해 일어나고 있음이 통상적이기 때문에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출범한지 3년째인 프로야구의 경우 첫해인 지난82년 삼미의 박현식 감독이 시즌오픈후 불과 한달만에, 또 그 3일후 해태의김동엽 감독이 각각 퇴진한 것을 비롯하여 지금까지 6개구단 전부에걸쳐 15명의 감독·코치·트레이너가 교체되는 격동을 겪었으며 대우프로축구단이 20일 역시 성척부진을 이유로 조윤옥감독을 전격 교체(사실상 해임) 함으로써 「하루살이 감독」의 한파가 마침내 프로축구에도 불어 닥쳤다.
대우팀은 올시즌 슈퍼리그에서 계속 난항을 거듭하다 지난 17일 전주에서 유공에2-1로 역전패하자 흥분한이재명단장이 팀을 쇄신해야겠다고 선언, 조윤옥감독을 대우아마추어팀감독으로 전임시키고 장운수 총감독을 프로팀의 감독으로 복귀시켰다.
이에대해 조윤옥감독은 대우구단을 떠날 뜻을 표명, 팀이 머물고있는 전주를 떠나 서울로 돌아와버렸으며 축구인들은 올시즌 경기를 불과 4분의1밖에 소화하지않은 싯점에서 이러한 감독경질은 이해할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대우구단은 작년시즌 대우팀이 준우승에 머물자 우승을 못한데 대해 당시 장운수감독을 문책, 실질적으로 무력한 총감독으로 후퇴시키고 조윤옥·이차만으로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구성했으며 불과 6개월만에또다시 메스를 들이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