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창업시장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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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서경호 기자

정부, 자영업 구조조정 유도

지난 5월 정부는 시장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면서 자영업자 간의 경쟁이 과열됐다는 판단 아래 부실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을 유도했다. 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무료 컨설팅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10평 이하 소규모 창업 인기

테이크아웃 꼬치구이, 오뎅(어묵)바, 토스트 전문점, 포장마차 주점, 해산물 주점 등 올해 창업시장을 주도한 업종들은 대부분 5~10평 이하의 소형 점포에서 창업할 수 있는 업종들이다. 일명 '손바닥 창업'이라 불리는 작은 평수의 점포는 기존의 길거리 음식을 현대적이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청결함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2000만~3000만원이면 창업할 수 있는 이들 업종은 주로 대학가나 주택 밀집지역의 학원가, 역세권 등 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다.

창업도 웰빙 트렌드

웰빙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건강식품전문점이나 유기농식품점 등이 지속적으로 늘었다. 떡 카페, 두부 음식점, 해산물 음식점도 지속적으로 창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 급증

전자상거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연초부터 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 창업이 활기를 띠었다. 특히 대형 포털들이 기존의 검색이나 블로그 기반에서 사업 영역을 쇼핑몰로 확장하면서 대대적으로 관련 교육을 펼친 것도 쇼핑몰 활성화에 한몫했다.

창업비용 적게 드는 업종 인기

창업자들이 소액 투자 업종에 몰리면서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창업비용이 적게 드는 업종을 선보였다. 중형점포 중심으로 가맹점을 내던 '신씨화로'는 10평 선에서 창업 가능한 '황금돈'이라는 소형 브랜드를 출시했다. 3억원대 안팎의 투자비가 드는 '섬마을 이야기'는 10평 점포에서 2900만원이면 창업 가능한 '취하는 건 바다(취바)' 브랜드를 선보여 몇 달 만에 100개에 가까운 가맹점을 모았다. ㈜태창가족은 중대형 모델인 화투의 소액투자형인 '정화투'를 선보였고, 주점 전문프랜차이즈인 해리피아는 '브링웰'이라는 초소형 피자배달 전문점 사업을 적극 전개했다.

주 5일 근무와 투잡 창업 붐

주 5일 근무제 확대로 투잡 붐이 불었다. 투잡이 용이한 업종인 인터넷 창업이나 영업형 소호 사업 등도 덩달아 활기를 띠었다. 투잡 창업 붐은 주부 창업의 증가로 이어졌다. 주 5일 근무는 상권도 변화시켰다. 오피스 밀집지역의 권리금은 하락한 반면, 주택가 상권이나 교외 상권의 권리금은 상대적으로 오름세였다.

업종 전환 및 리모델링 창업 활발

유사 업종 난립으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들의 리모델링 창업이 활발했다. 기존 점포를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업종 전환형 리모델링뿐만 아니라 기존 점포에 새로운 업종이나 상품을 추가하는 하이브리드 업종, 브랜드 인 브랜드(기존 점포의 일부분을 활용해 다른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방식) 등도 활발했다.

굴뚝산업의 프랜차이즈 진출

전통 제조업을 하는 대기업과 한의원 등 전문지식 사업체들의 프랜차이즈 진출이 활발했다. 태평양은 '휴플레이스'라는 브랜드로 화장품 체인사업에 뛰어들었다. SK㈜는 애견 프랜차이즈인 '폭시펫' 사업을 시작했다. 중부도시가스는 남성미용실 분야에 진출했다.

블루오션 차별화 업종 인기

창업시장을 주도하는 '스타 업종'은 없었지만 기존 사업과의 차별화를 통해 블루오션을 개척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이어졌다. 특정 상품에 승부를 거는 전문화 업종들이 대거 등장했다. 떡볶이전문점, 죽 카페, 국 전문점, 토스트 전문점, 오므라이스 전문점, 두부덮밥점 등 예전에는 보조적인 역할을 했던 상품들이 주류 상품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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