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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쌀 재고 부쩍 늘어 값 오르자 신곡만 방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부 쌀창고에 묵은 쌀이 늘어나고 있다. 농수산부가 요새 쌀값 뛰는 것을 막아보려고 83년생 신곡을 전국 53개 도시에 무제한 방출하다보니 묵은 쌀이 재고로 많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묵은 쌀은 밥맛이 떨어져 싼값에 팔아야 하는 반면 오래 비축하려면 관리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뜩이나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양곡관리특별회계의 적자를 더 늘어나게 하고 있다.
보통 신곡은 다음 추수 때까지 비축, 고미를 방출해왔는데 금년에는 상승세의 일반미값 조절을 위해 정부미 중에서는 그래도 질이 높은 신곡을 무제한 방출함으로써 결국 고미방출이 둔화되어 83년산 쌀의 재고가 7백62만섬인데 비해 82년산은 3백98만섬, 81년산도 2백96만섬이나 쌓여있다.
농수산부는 고미재고처분을 위해 지방숙원사업 등 정부지원사업의 노임이나 농민 또는 영세민에 대한 양곡대여 및 양곡교환으로 소화하고 있으나 현금수입이 줄어들어 양특적자를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있다.
현재 양특적자는 1조5천8백5억원이며 그동안 이를 메우기 위해 한은이 돈을 찍어 빌려줌으로써 통화증발의 주범이 되어온 차입금 누계는 1조6천4백20억원에 이르고 있다.
양곡을 생산자로부터 사들이는 값보다 싸게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2중곡가제를 실시하는 한 양특적자발생은 불가피하지만 이를 가능한대로 줄이려면 방출가를 인상하거나 수매량을 줄여야겠다는 것을 알고있으면서도 농수산부는 방출가인상은 정부의 물가안정목표 때문에, 수매량 축소는 농민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져 이 문제에 관한 한 속수무책인 형편이다.
한편 연간이자만도 5백68억원이나 되지만 72년이래 상환은 두 차례 밖에 없이 누적만 돼 현재 1조6천4백20억원에 이른 한은차입금의 처리를 위해서 정부는 양곡관리기금의 자립기반이 생기는 대로 기존 차입금은 탕감조치하고 그 이후의 추가차입을 막기 위해서는 수입되는 농산물에 부과금을 물려 기금에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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