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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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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바다의 중요성을 말할때 흔히 「인류의 마지막 자원보고」라고 표현한다.
실제로 지구전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상의 총동·식물중 5분의4가 서식하고있으며 식량자원의 기초생산능력이 7백20억t에 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저에는 망간·코발트·티타늄등의 희귀광물이 무진장으로 널려있고 바닷물 1입방㎞에는 철·마그네슘·금·우라늄등의 주요광물이 3천9백만t이나 용해되어있다.
해저에 묻힌 무진장한 석유자원 말고도 바닷물 자체를 이용한 조력·파력등의 에너지잠재력도 막대하다.
이와함께 바다는 생활공간의 측면에서도 거대한 잠재력을 갖고있다.
얕은 바다를 메워 새로운 농경지나 공장부지를 확보함은 물론 해상도시·해상공장등의 건설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바다의 무한한 잠재력」은 인구폭발·에너지위기·환경오염문제등 인류가 안고있는 공통적인 고민들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데서 우리의 관심을 끌고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카터」대통령시절 「2천년대의 세계」라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여기서는 앞으로 직면하게될 자원고갈과 환경오염 문제의 근본해결을 위해 해양분야의 적극적인 개발을 추진해 나가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 이후 미국은 보고서에 따라 종합적인 해양개발 시책을 펴고 있다.
일본도 최근 「희귀금속의 위기」라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망간·티타늄등 주요광물의 공급문제가 산업에 끼칠 영향은 석유위기보다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이의 타결을 위해 해저광물자원 활용을 제의하고 있다. 일본은 또 바다를 생활공간화하는 해상도시·해상공항·해상항만등의 건설도 활발하게 추진중이다.
프랑스는 랑스에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는등 바다를 이용한 에너지획득에 주력하고있다.
중공도 1천여명의 고급해양개발인력을 주축으로 50여척의 해양탐사선을 운영해 「바다 익히기」에 골몰하고있는데 특히 81년부터 7개년 계획으로 미국과 같이 황해해저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구현황>
3면이 바다인 해양국가로 자부해 왔으면서도 실제로 우리의 바다에 대한 인식과 개발실적은 빈약한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변변한 연근해 해저지질원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만봐도 해양에 관한 개발의지가 얼마나 미약한가를 쉽게 알 수 있다.
다행히 최근들어 우리나라도 자원 및 에너지·농경지확보등을 바다에서 찾으려는 노력이 구체화하고 있고 이에 따르는 기술개발이 태동하고 있다.
해양개발분야는 해양광물개발·해양생물개발·해양에너지개발·해양공간개발등 크게 넷으로 구분된다.
그중에서 가장 대규모로 파급효과도 큰 것이 해저광물 개발분야.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해저지질 구조해석과 지질분포를 알아야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확한 해저지도가 작성돼야한다.
이 작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곳은 한국동력자원연구소.
김종수박사 (해양지질연구실)팀은 71년부터 우리나라 연근해지질조사에 나서 내년까지 서해조사를 마치고 91년까지는 남·동해까지 끝내 25만분의1 해양지질도를 작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서천앞바다 경기만등 티타늄·토륨·질코늄등의 주요금속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저에 77년 건조한 1백60t급 탐해호를 취역, 지속적인 세부조사를 실시하고있다.
또한 작년에는 중형컴퓨터를 이용한 자료해석시스팀을 완성해 그간 시추조사가 실시되었던 5,7,6,4광구의 탐사자료를 재해석해 석유부존 가능성을 다시 점검하는 작업도 하고있다.
한편 한국해양연구소는 작년11월 태평양의 클리퍼톤·클라리온 존 (해저단층대)에서 지구물리탐사등 30여가지의 해저탐사를 실시해 5천m이하 심해저탐사기술을 습득하고 돌아왔다.
해양생물개발분야의 기초조사는 대학쪽에서 활발하다.
문교부의 기초과학연구비로 서울대가 3년간 부산·포항등 동남해역의 해양기초조사를 실시해오고 있는 것을 비롯, 인하대가 경기만의 해양식물 및 부유물질 이동분포조사를 충남대는 천수만 어족자원상태파악을, 수산대와 제주대가 각각 남해와 제주해역의 해양학적 기초조사를 계속해오고 있다.
한편 실용화를 목표로 해양연구소에서는 올해부터 대규모 인공진주양식기술개발에 착수했고 방어·도미등 고급어종의 인공양식기술개발도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인공진주는 83년 시장규모가 6억달러, 96년에는 12억달러로 예상되는 유망업종으로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의 5%이상 점유를 목표로 하고있다.
해양에너지개발분야는 정부가 대륙붕에서 해저석유탐사를 실시하고 있는것말고도 조력과 피력발전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해양연구소는 서해의 조수간만의 차가 세계적으로 큰것에 착안, 76년부터 81년까지 6년간 경기만·아산만·가로☎임만등의 조력발전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총6백60만kw의 잠재전력생산능력이 있음을 밝혀내고 86년까지 40만kw짜리를 우선 건설할 방침으로 있다.
한편 작년에는 동해안의 후포등에서 파력발전가능성을 조사해 총1천3백만kw의 발전능력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는데 이규모는 83년도 우리나라 전체 발전설비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조력과 파력은 아직까지는 경제성이 문제가 되지만 에너지단가가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양공간개발분야는 농경지와 공장부지가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현실적으로 가장 절실한 개발분야.
서해에만 남한넓이의 4%에 달하는 4천평방㎞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해양연구소에서는 해상공간의 효율적 개발과 이에 따르는 환경오염·생태계파괴등을 극소화하기 위한 국토연안개발이용계획을 올해부터 장기계획으로 세우고 있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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