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관저 드론, "내가 했다. 원전 정책 항의다" 주장 남성 나타나

중앙일보

입력

지난 22일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총리 관저 옥상에서 소형 무인기(드론)가 발견된 사건과 관련, 자신의 소행임을 주장하는 남성이 나타났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24일 밤 9시 45분쯤 후쿠이(福井)현 오바마(小浜)시 경찰서에 40대 남성이 스스로 찾아와 “자신이 (드론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경시청 관계자는 후쿠이현에 사는 이 남성이 “내가 했다. 원전 정책에 대한 항의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경시청은 수사관을 파견해 실제로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시청은 관저에 떨어진 드론이 중국 업체 ‘DJI’가 제조한 시판품 ‘팬텀 2’를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ED 라이트가 부착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조종하는 사람이 지상에서 드론의 비행 위치를 확인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설치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체 본체와 마찬가지로 라이트 역시 검게 칠해져 야간에 눈에 띄지 않게 비행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시청 관계자는 “프로펠러의 경우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높은 것으로 교체됐고, 모터도 강력한 것으로 바꿔 장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드론은 경로 설정과 공중 비행 자세를 안정시키는 위성위치확인 시스템(GPS)까지 탑재했으며 소형 디지털 카메라로 실시간 영상을 송신할 수 있는 장치도 갖췄다. 경시청은 드론의 침입 일시와 비행 경로를 파악하고 있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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