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6개 기업 고화질 AV 표준 'HANA'로 하나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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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고화질(HD) 영상 콘텐트를 하나의 시스템 환경 아래서 즐길 수 있는 국제 표준이 삼성전자의 주도로 만들어진다.

이 표준이 나오면 소비자들은 하나의 리모컨과 셋톱박스 등으로 갖가지 영상.오디오(AV) 기기를 손쉽게 사용할수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NBC 본사에서 미쓰비시 미국법인.JVC.썬 마이크로시스템즈.NBC 유니버설.차터 커뮤니케이션즈 등 5개 기업과 손잡아 '하나'(HANA.High Definition Audio Video Network Alliance)란 이름의 연구 포럼을 결성했다. 삼성.미쓰비시.JVC 등은 TV 등 영상.오디오 제품을, NBC 유니버설은 영화.텔레비젼 프로그램 등 콘텐트를, 차터 커뮤니케이션즈는 통신 서비스를, 썬 마이크로시스템즈는 영상.오디오 제품과 콘텐트를 유기적으로 작동케 하는 솔루션을 각각 맡기로 했다.

이 포럼은 일반 시청자가 HD급 방송을 집에서 시청하거나 다른 기기로 옮기고, 또는 재전송 과정 등에 대한 표준을 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제품마다의 표준과 규격이 달라 AV기기를 연결하는 케이블이 많았고 기기마다 따로 리모컨을 두는 등 소비자의 불편이 적지 않았다.

하나 표준이 정해지면 ▶5개 이상 채널의 동시 시청.녹화▶하나의 셋톱박스로 다양한 AV 기기 감상▶PC에서 AV 기기로의 자유로운 콘텐트 이동▶하나의 리모컨으로 모든 AV 기기 제어▶하나의 케이블로 모든 AV 기기 연결 등이 가능해진다. 또 콘텐트 불법복제를 막기 위한 기술도 개발된다. 권희민 삼성전자 디지털 솔루션 센터 부사장은 "HD급 콘텐트 산업분야에 다른 업종간의 협력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앞으로 관련 기기의 상용화가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 포럼의 결성을 주도했다. '하나'라는 영문 약자도 우리말 '하나'에서 딴 것이다. 포럼의 초대 의장은 권 부사장이 맡았다.

삼성전자는 하나 이외 와이브로(무선 인터넷), DLNA(홈 네트워킹),MMCA(플래시 메모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하나 표준의 성공여부는 소니.마쓰시타 등 일본 업체들이 따라오느냐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케이블랩스 등 다양한 분야의 표준 규격을 결정하는 협회들이 하나에 가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어서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표준을 선점하면 시장을 이끌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1970년대 소니가 베타 방식의 VTR기술을 내놓고도 마쓰시타의 VHS 방식에 밀린 것도 표준을 먼저 만들지 못해 시장을 리드하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 사례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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