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질환|칫솔과 치약-최상묵(435)<서울대치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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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불행하게 몇년전까지만해도 치약과 칫솔은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 요즘 갑자기 여려종류의 치약과 칫솔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면서 바야흐로 「치약 전쟁」을 방불케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그 선택에 혼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 각기 그 특효에 대해 요란한 선전을 하고있기 때문에 더욱 선택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구강위생관리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칫솔과 치약의 사용임에 틀림없고보면 이런 다양화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도 않다.
피부의 때를 씻는 비누의 종류가 다양한 것에 비해 입속의 때(균)를 닦아내는 치약·칫솔이 지금에야 다양화되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는 너무나 후진성을 면치못하고 있다는 한심한 생각마저 들기도 한다. 치약이나 칫솔의 종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서로가 선의의 경쟁을 함으로써 보다 질 높은 상품을 만들어내는 촉매작용을 하게되길 바라고 있다.
선전이 좀 과장된 듯한 느낌마저 있지만 그 효과를 그대로 믿어준다고 친다면 치약과 칫솔의 선택은 자기구강상태나 증상에 따라 자기에게 맞는 것을 선택함이 옳을 것이다. 그 선택이 어려울때는 전문가(치파의사)에게 자문을 받는 방법을 택하는것도 현명한 것이다.
치약이 담배나 술처럼 기호품이 아님에 틀림없다면 그것은 분명히 약의 범주에 속하는 상품임에 틀림없다. 『치약은 다 똑 같은게 아니겠느냐…』하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기에게 맞는 것을 적극적으로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구강위생관리의 지름길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불소가 들어있는 연마도가 비교적 낮은 치약 (성인인 경우앤 별 의미가 없다)을 선택함이 좋고 성인인 경우우 치아가 완전히 형성된 후는 플라크(세균)가 침착되는 정도에 따라 연마성이 좋은 치약을 선택해야하며 요즈음엔 시린 이에 특수한 효과를 가진 치약도 개발되었다. 또 구강염증에 특수한 효과를 내는 효소치약도 지금한창 연구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칫솔의 경우에도 술 자체가 뻣뻣한가, 부드러운가에 따라 사용범위가 달라질수가 있다.
술의 끝은 반드시 둥글게 다듬어진 것이라야하며 입의 모양에 따라 크고 작은 칫솔을 구별해서 사용함이 효과적이다.
또 치약·칫솔 이외에도 치아와 치아사이를 딱는 잇실(프로스), 치간칫솔, 잇몸마사지 고무, 물의 압력에 의해서 치아 사이에 끼어있는 찌꺼기를 씻어내는 구강세정기(위터픽)등등 입속을 깨끗이 하기위해 사용하는 기구들은 수없이 많다.
이제 치약·칫솔만으로 구강위생을 지키는 시대는 지나고 보다 다양하게 구강위생에 대한 적극적인 행위를 취함으로 해서 보다 건강하고 튼튼한 치아를 유지하는데 관심을 돌려야할 때가온것 같다. 세수하고, 화장하고, 수염깎는 시간에서 몇분을 할애해서 치아관리에 시간을 조금만 보태 준다면 치아건강은 물론 몸의 건강도 아울러 얻게되리라는 생각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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