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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월드] 마이너리티리포트 현실화…범죄 예측 가능해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년)에 나오는 범죄 예측 시스템이 현실화 하고 있다. 마이애미 헤럴드는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경찰이 헌치랩(Hunchlab)이라 불리는 범죄 발생 예측 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헌치랩은 과거 일어난 범죄 통계를 기반으로 날씨와 행사 등 현실적 상황을 고려한 후 범죄 발생을 예측해 지도에 표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경찰은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특정지역의 순찰을 강화해 범죄를 예방하게 된다.

그 동안 마이애미 경찰은 컴프스탯(COMPSTAT)이라는 범죄 통계시스템을 통해 사후 범죄 발생 통계만 관리해 왔다. 이제는 통계를 집중 분석해 예측까지 가능해 지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찰은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인력을 집중 배치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헌치랩은 초기에는 강도나, 자동차 절도, 가정 침입 등을 중심으로 활용될 예정으로 장기적으로는 강력 범죄 등을 예방하는데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애미 주정부는 지난해 11월 60만 달러(약 6억5000만원)의 예산을 범죄 예측 프로그램 도입에 배정했으며, 12만 달러를 들여 플로리다국제대학 범죄연구팀에 프로그램을 추가 테스트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 프로그램이 데이터가 누적될 수록 더 진화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헌치랩과 같은 범죄예측 시스템은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강도·절도 등 재산형 범죄에는 성과를 보이고 있고 총기 범죄와 같은 강력 범죄에도 테스트 되고 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는 프레드폴(PredPol)이라는 범죄 예측 시스템을 3개월간 시범적으로 2개 지역에 적용한 결과 10%가량의 범죄 감소효과를 봤다. 캘리포니아주 알램브라에서도 차량 절도와 강도 사건이 20%이상 감소했다.

범죄 예측 프로그램 뿐 아니라 범죄 용의자를 지목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마이애미 지역의 강도 전담부서에는 IBM에서 만든 블루팜(Blue PALMS) 프로그램을 통해 범죄 수법 등을 분석해 20여명의 용의자를 1분안에 추려낸다. 점점 마이너리티리포트가 현실이 되는 중이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사진=헌치랩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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