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 대학교수가 후배교수 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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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행정학과 교수가 동료 교수를 폭행해 수사를 받게 됐다.

23일 검찰과 교육부, 중부대 등에 따르면 이 대학 경찰행정학과 A(53) 교수는 지난 6일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의 리조트로 MT를 가서 동료인 B(44) 교수의 얼굴과 몸을 2시간 가량 주먹과 발로 폭행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C교수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교수들끼리 모여 환담을 하던 중 A교수가 자신에게 반말을 한다며 갑자기 B교수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렸다”고 말했다. A교수는 소주병을 들고 1층과 건물 밖으로 쫓아가면서까지 B교수를 추가로 폭행했다고 현장에 있던 교수들은 전했다.

A교수는 경찰대 1기, B교수는 10기로 알려졌다. A교수의 폭행은 D교수가 말릴 때까지 2시간 가량 계속됐으며 이 과정에서 A교수는 “오늘 끝장을 보자. 빵(감옥)에 가겠다”며 A교수는 물론 다른 교수들까지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C교수는 “A교수가 학교 측과의 친분을 내세워 자신을 말을 듣지 않으면 잘라버리겠다며 동료 교수들을 협박하곤 했다”고 했다.

중부대는 교수들이 검찰과 교육부 등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고소장을 보내자 최근 뒤늦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A교수는 폭행 이후 지금까지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 측은 A교수와 B교수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C교수는 “법과 정의를 가르치는 학과에서 폭행사건 가해자인 교수를 강단에 세우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강의에서 배제시키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수는 “A교수가 재단 고위 관계자와 친하다는 이유로 고령이 교수들에게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며 “다른 교수의 논문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달라고 요구해 결국 관철시키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중부대에 28일까지 사건경위를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사건을 건네 받은 대전지검을 다음 주 두 사람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본지는 해명을 듣기 위해 A교수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대전=신진호 기자 zino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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