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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만에 '기적의 구출'… 파키스탄 지진 때 매몰된 40대 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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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파키스탄 대지진이 발생한 지 2개월여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나크샤 비비. 자신의 집 부엌에 매몰돼 몸이 거의 굳은 무의식 상태에서 호흡만 하고있다가 잔해를 치우던 사촌에게 발견됐다. [무자파라바드 로이터=연합뉴스]

파키스탄 대지진이 발생한 지 2개월여 만에 40대 여성이 무너진 자신의 집에서 구조됐다고 AP와 교토(共同)통신 등이 14일 보도했다.

기적의 주인공은 파키스탄령 아자드 카슈미르의 수도인 무자파라바드 부근에 살던 나크샤 비비(40). 그는 12일 무너진 집의 잔해를 치우던 자신의 사촌과 구조대원들에게 발견됐다. 그를 처음 찾아낸 사촌 파이즈 딘은 "집을 복구하기 위해 잔해를 치우던 중 부엌이었던 곳의 잔해 속에서 그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딘은 또 "처음에는 비비가 움직이지 않아 죽은 줄 알았는데 잔해 속에서 밖으로 끌어내자 비비가 눈을 떠 구조대원들과 함께 병원으로 옮겼다"고 말했다. 비비의 체중은 구조될 당시 35㎏에 불과했다. 또 몸이 거의 굳은 무의식 상태에서 호흡만 하고 있었고 말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비비가 발견된 곳에는 썩은 음식이 남아 있었고 부엌 한쪽에선 괸 빗물이 방울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잔해 속에 웅크리고 있던 비비는 자신에게로 흘러온 빗물에 의지하고, 무너진 잔해들 사이로 공기가 드나들었기 때문에 2개월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구조대원들은 보고 있다.

비비는 현재 무자파라바드의 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건강상태도 호전되고 있다. 이 병원의 하피즈 레만 박사는 "병원에 도착했을 때 비비의 모든 근육 기능은 정지돼 있었으나 신체기관은 조금씩 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레만은 "의학적으로 볼 때 사람이 2개월 동안 물 몇 방울에 의지해 목숨을 유지하는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비비의 가족들은 무자파라바드에서 약 6km 떨어진 난민 캠프에서 살고 있다.

파키스탄과 인도 접경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에서는 10월 8일 리히터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 최소한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13일에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에 리히터 규모 6.7의 강진이 발생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홍콩= 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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