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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5조원 규모 한국형 군헬기 유로콥터로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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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기동형 군용 헬기를 제작하는 한국형 헬기(KHP) 사업 가운데 개발 부분(1조3113억원)을 담당할 해외 업체로 프랑스.독일 합작 업체인 유로콥터가 확정됐다.

박성국 국방부 KHP 단장은 "12일 국방부 확대획득심의회의를 열어 핵심 기술을 제공할 외국 헬기 업체로 유로콥터를 선정했다"며 "내년 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협상을 거쳐 계약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유로콥터는 내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국방과학연구소(ADD).항공우주연구소(KARI)와 기동형 헬기를 설계하고, 6대의 시제기를 제작한다. 유로콥터는 KHP의 핵심 기술인 로터(프로펠러를 지지하며 회전시키는 장치), 블레이드(회전 날개) 등 동력 전달 장치와 자동비행조종장치(AFCS) 등을 제공한다.

유로콥터는 KHP 전체 개발비의 20%(2600억원) 이내 금액과 자사 투자비를 합쳐 핵심 부품 개발에 나선다. 대신 전체 헬기 부품의 30%를 공급하고 일부 기술의 로열티를 받는다. 유로콥터는 전 세계 헬기 시장의 40%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 헬기 업체다. 이처럼 새로운 모델의 기동헬기 개발이 유럽업체에 낙찰됨으로써 해외무기 구매의 대미 의존율이 상당히 줄어들게 돼 미국의 독점적 지위가 위협받게 됐다.

한편 유로콥터가 KHP와 유사한 규모의 헬기 공동개발을 5일 중국과 계약, 한국이 지원한 연구비를 중국 사업에 활용할 소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KAI 관계자는 "유로콥터가 중국에서 만들 헬기(CMH)는 무게 6t짜리 민수용이며, KHP는 7.5t 군용으로 전혀 다르다"며 "그러나 KHP 사업으로 개발된 기술을 전용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강구했다"고 말했다.

◆ KHP 사업은=5조4678억원을 투입, 기동형 헬기를 개발.생산하는 국방부.산업자원부 공동 국책사업이다. 1차로 기동형 헬기를 개발하고, 국내 항공산업 기반을 육성한다. 유로콥터는 이 단계에 참여한다. 이어 4조1565억원을 투입, 20년 동안 245대(대당 159억원)를 국내에서 생산, 육군의 노후된 UH-1H 헬기 등을 교체한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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