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 중 전통공원 서로 지어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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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중국 전통공원이, 중국에는 한국 전통공원이 각각 조성됐다. 이 상호 공원조성 사업은 경기도와 국제 자매관계인 중국 광둥(廣東)성이 2003년 10월 문화교류를 위해 광둥성 전통공원을 수원에 만들고, 한국 전통공원을 광둥성 광저우(廣州)시에 각각 조성키로 협약을 맺은 지 2년2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 중국 광둥에 한국전통공원 우뚝=손학규 경기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기도 대표단과 중국 광둥성 관계자들은 12일 광저우시 웨시우(越秀) 공원에서 한국전통정원 '해동경기원(海東京畿園)' 준공식을 열었다. 해동경기원은 경기도가 34억원을 들여 중국 10대 명승지로 꼽히는 웨시우 공원 내에 2570평 규모로 만들었다.

이 정원은 중국인들이 한국의 멋과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국전통 양식에 따라 지어졌다. 입구에는 솟대가 세워졌고, 16세기 조선시대의 병산서원을 본뜬 세종루(世宗樓), 선비들이 공부하던 건축물인 율곡재(栗谷齋), 성호정(星湖亭)과 다산정(茶山亭), 꽃과 나무를 심은 화계(花階), 네모난 연못 방지(方池)와 연못 안의 작은 섬 원도(圓島) 등이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았다. 상당수 건물명을 한국 학자 이름에서 땄다.

입구를 지나 마당과 화계를 거쳐 별서(別墅)로 들어서면 네모난 방지와 동그란 원도가 보이며, 방지에는 연꽃을 심어 관람객들이 인근 성호정에 올라 꽃과 물을 내려다보며 쉴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 오후석 국제통상과장은 "한류열풍으로 중국인들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가운데 중국에 한국전통공원을 조성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우리 문화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수원 명물이 될 광둥성 전통공원=수원시 인계동 효행공원에 중국 남쪽 지방인 광둥성 지역의 전통정원이 조성돼 이달 말 일반에 공개된다.

효행공원 서쪽에 1820평 규모로 조성된 중국 전통정원 '월화원(越和園.위치도)'은 광둥성이 230만 달러를 들여 투시(창문 등을 통해 인접공간을 내다볼 수 있게 함)와 개방을 강조, 건물과 정원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건축했다. 후원에는 인공호수와 가산(假山.흙으로 쌓아 만든 산)을 만들고 폭포와 산책로, 배 모양의 정자를 세워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중국측 감리단장 리짜우후이(33)씨는 "중국 기술자 80명이 동원돼 '땅을 파서 호수를 만들고 흙을 쌓아 산을 만든다'는 광둥성 정원 조성 원리에 최대한 맞춰 중국 맛이 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최근 수원화성과 인근 용인 민속촌을 찾는 중국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월화원은 한중 친선을 상징하면서 이 지역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좋은 볼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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