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빙판길 아차차~ 골절사고 ‘골시멘트’ 주입 시술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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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척추강화술左과 풍선척추성형술.

날씨가 영하권 이하로 내려가면서 빙판길을 걷는 노인들의 걸음걸이가 위태롭다. 노인들 대부분이 골다공증에 걸려 있어 낙상은 곧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뼈 손상이 척추 압박 골절이다.

노인 척추 골절은 교통사고 등 심한 외상에 의한 골절과는 양상이 다르다. 척추관을 지나가는 신경다발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뼈에만 금이 가는 것이다.

하지만 통증은 무척 심해 거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병상에 오래 눕게 되고 혈전증이나 욕창이라는 2차 합병증에 의해 사망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다행인 것은 골시멘트가 등장해 이런 응급 환자들이 거뜬히 병상에서 일어나게 된 것. 척추체 강화술로 불리는 이 시술은 젤처럼 생긴 골시멘트를 금이 간 뼈에 집어넣어 굳히는 시술. 공사현장에서 쓰이는 시멘트와 원리는 같다. 하지만 일부 단점도 지적된다.

힘찬병원 척추센터 서범석 소장은 "골시멘트를 잘못 밀어넣어 뼈 밖으로 새거나, 굳는 과정 중에 고열이 발생해 주변 신경이 손상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골절된 척추를 단순히 접착만 하기 때문에 시술받은 뒤 노인의 허리가 다소 굽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새로 도입된 시술법이 풍선 척추성형술이다. 가느다란 카테터(도관) 끝에 풍선을 매달아 골절된 뼈에 집어넣고 바람으로 부풀려 넓힌 뒤 골시멘트를 주입한다<그림>.

이 시술법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다. 2002년 국내에 이 시술법을 도입한 강남성모병원 박춘근 교수는 "골시멘트를 정확하게 골절된 부위에 집어넣을 수 있고, 풍선으로 금이 간 척추를 넓혀주기 때문에 허리가 굽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 논문에 따르면 척추체 높이는 평균 53% 개선됐고, 허리가 휘는 정도는 7.4도로 기존 11도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힘찬병원이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풍선 척추성형술을 받은 150명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매우 만족 52%, 만족 41%로 보통 5%, 불만족 2%를 훨씬 앞섰다. 시술 시간은 부분마취로 30분 정도. 입원 기간도 이틀에 불과하고, 즉시 일상생활로 복귀를 할 수 있다. 올 8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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