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 속 숨진채 발견된 아기 엄마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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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주택가 골목의 쓰레기더미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갓난아기의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수원서부경찰서는 갓 태어난 남자아기를 숨지게 한 뒤 버린 혐의(영아살해 및 사체유기)로 중국인 여성 H(27)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아기의 아빠는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H는 지난 21일 0시쯤 수원시 매산로 주택가 골목 쓰레기 더미에 자신이 낳은 남자 갓난아기를 버린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H는 18일 오후 9시쯤 거주지인 고시원에서 아기를 낳았다.

H는 경찰에서 "겁이 나고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 아기를 비닐 봉지에 넣어 침대 밑에 뒀다가 150m쯤 떨어진 주택가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아기가 비닐봉지 안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H는 2008년 유학 비자로 입국해 충남의 한 대학에 다녔다. 2013년 비자가 만료됐으나 귀국하지 않고 한국에 불법 체류했다. 수원으로 이사한 뒤 카페 아르바이트 등을 하면서 지냈다. 아기 아빠는 "아르바이트 때 만난 남성"이라고 했다.

경찰은 “H가 만삭이 돼서야 임신사실을 알았을 정도로 성 지식이 없었다"며 “임신 말기부터 대인기피증이 생겨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아이를 버린 뒤에도 고시원에서만 지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탐문 수사와 폐쇄회로TV(CCTV) 분석을 통해 아기를 버린 인물의 신원을 확인하고 H를 검거했다.

수원=임명수 기자 l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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