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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비많고 큰 무더위 없을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올 여름날씨는 어떨까. 지난해 여름은 세계적인 이상기온으로 한쪽에서는 무더위로 수백명이 목숨을 잃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이상기온·가뭄·홍수등으로 지구촌이 온통 재난으로 들끓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서가 계속돼 울산지방의 경우 측우소개설 이후 최고기온인 38·6도를 기록했었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경험한 우리로서는 올 여름 기상이 몹시 궁금하다. 중앙기상대의 자료·연구보고서및 전문가의 말을 종합해 올 여름의 기상을 전망해본다.
우선 올 여름에는 작년과 같은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기상대의 한 관계자는 『작년에 경험했던 기상이변의 주요원인은 적도부근의 해류가 북쪽으로 상승해서 일어나는 「엘니뇨현상」 이었는데 올해에는 이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엘니뇨현상」은 5년을 주기로 일어난다는 것이 과거의 정설이었으나 요즈음은 신빙성이 적다. 그러나 적어도 「엘니뇨현상」이 2년 계속해서 일어난 적은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올 여름에는 정상적인 기상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나라는 올봄의 벚꽃 개화일이 예년보다 5일정도 늦게 찾아 온 것으로 봐 다소 늦은 6월말에나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여름 기온온 3,4월의 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1∼2도정도 낮게 기록돼 무더위는 없을것으로 분석된다. 3,4월의 기온은 하름기온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이같은 사실은 중앙기상대가 지난 1909년에서 80년까지 72년간의 기상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예년 평균기온보다 3,4월의 평균기온이 l도이상 낮은경우 여름이 무덥지 않을 확률은 85∼90%인 것으로 나타난데서 추정할수 있다.
이밖에 중앙기상대가 올해와 기상패턴이 비슷해 예보를 위한 유사년도로 선정한 63·74·81년의 여름 날씨를 살펴보면 기온은 대체적으로 예년보다 2∼5도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연도에 더위는 예년보다 늦게 왔으나 장마전선을 일찍 다가와 예년보다 많은 비를 뿌리고 지나갔다. 강수량도 모두 지역별로 예년보다 월평균 50∼3백mm가 많았던 것으로 기록됐다.
63년6월의 경우 집중호우로 울산·포항등 5개지역이 측후소 개설이래 가장많은 월평균 강수량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74년7월 제주 측후소에서도 있었다.
호우는 한반도 전체에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어서 어느지역에 많은 강수현상이 있을지를 점치기는 어렵다.
이같은 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올 여름은 무덥지는 않겠으나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우는 주로 남동해안지방에서 6월께부터 시작해 중부지방을 거쳐 동해안지방엔 8월에 있게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 강수량의 70%이상이 6∼8월께에 집중돼 있어 금년같이 비가 많은 것으로 예상되는 해에는 물난리를 미리부터 경계해야할 것이다.
농작물에 큰 피해를 끼치는 한발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좋을것 같다. 한발의 직접적인 원인은 해수온도의 분포상태이며 간접적인 원인으로는 태양에너지의 변동,즉 태양흑점수의 변동이라고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어느정도 인정이 되고있다.
한발 발생빈도는 태양흑점수에 역비례해 태양흑점이 많은해는 빈도가 낮고 흑점이 적은 해는 빈도가 높다. 올해의 경우 태양흑점은 81년의 극대점을 지나 극소점과의 중간지점에 와있어 기상이변에 의한 한발은 우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으로 해석된다.
금년의 강수량은 지역에 따라 다소 예년보다 적어 3월 서울의 경우 예년 평균 49mm보다 37·6mm가 적은 44·4mm를 기록했다.
강릉지방은 53·7mm가 적은 25·3mm, 대전은 33·9mm가 적은 28·3mm, 광주는 55·6mm가 적은 9·4mm를 각각 기록했다.
이같은 강수량의 부족은 4월에 간간이 뿌린 비로 호남지방을 비롯해 각지역에 예년보다는 아직 적은 수준이나 그 부족량을 채우고 있어 농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기상대 관계자는 내다봤다. <김선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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