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부활 ? 아직 멀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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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 들어 카드사들이 돈을 많이 벌었지만 '재도약'으로 보기엔 시기상조다."

신용카드.리스.할부회사들의 단체인 여신금융협회의 유인완(사진) 회장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신용카드업에 대한 세간의 장밋빛 낙관론을 경계했다. 카드사들은 올해 흑자를 많이 내면서 2003년 '카드 대란'의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버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많이 나왔었다. 그러나 유 회장은 카드사들의 흑자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으나 "부실을 털어내고 자산 건전화에 힘을 쏟은 결과로서 이제 서서히 회복되는 단계"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그는 또 이 같은 체질개선에 기대 현금서비스.무이자할부 같은 카드사 마케팅이 다시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쳤다. "전 업계 카드사들이 은행계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마케팅 능력인데 돈을 벌기 위해 영업하는 것을 과당경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유 회장은 "카드사들은 2003년의 위기를 통해 비싼 경험을 했으며 제 살을 깎아먹는 경쟁은 '공존이 아닌 공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이어 주유소협회와 손해보험협회 같은 단체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라고 요구하는 데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옛날엔 현금서비스에서 이윤을 많이 남겨 수수료도 내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신용판매가 65%를 넘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국내 카드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며 "정부도 규제 위주에서 벗어나 업계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쪽으로 제도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전임 이호군 회장의 뒤를 이어 4월부터 회장을 맡아 왔다. 그는 동국대 경영학과를 나와 한일은행.서울증권.중부리스금융을 거쳐 2001년부터 한국캐피탈 사장을 맡고 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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